블로터닷넷 댓글 폐쇄를 보며_ 본인확인제 폐지해야

각종 미디어 2010.04.02 16:07
블로거 연합 언론사인 블로터닷넷(bloter.net)이 국내 언론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뉴스댓글 폐쇄를 선언했다.

이른바 '제한적 본인확인제'로 불리는 게시판/댓글 실명제 적용대상 사이트로 선정되자 고민끝에 댓글서비스를 아예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블로터공지] 앞으로 댓글은 받지 않겠습니다

2010년 본인확인제 대상 사업자 확정…블로터닷넷 등 46개 추가

온라인 뉴스에 있어서 뉴스가 몸뚱아리라면 댓글은 그야말로 산소호흡기나 다름없는 존재다. 댓글은 기자와 독자간의 가장 중요한 소통공간일 뿐 아니라 때로는 잘못된 뉴스를 보완하고 독자간의 커뮤니케이션도 활성화시키는 핵심기능 중의 하나다. 이제는 댓글 없는 뉴스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세상이다.

또한 댓글 서비스는 뉴스서비스 제공업체에게는 사이트에 활기를 넘치게 하고 트래픽을 배가시키는 중요한 컨텐츠 요소이기도 하다. 네이트 뉴스가 최근 뜨고 있는 것도 베플놀이에 힘입은 바 크다. 일전에 포털의 뉴스댓글을 언론사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썼던 이유도 원천 컨텐츠 생산자에게 소통과 트래픽의 수혜를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만큼 온라인 언론사는 댓글에 목이 마르다.

그런데도 블로터닷넷은 뉴스댓글을 아예 받지 않겠다고 선언해 버린 것이다. 이는 소규모의 인터넷사업자가 본인확인제를 시행하는 것이 얼마나 부담스러운 일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댓글 폐쇄 공지를 읽어보면 결정을 내리기까지 얼마나 고민했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내 가슴이 다 아플 지경이다.


도대체 본인확인제가 뭐길래 댓글을 아예 폐쇄할 마음을 먹었을까?

본인확인제는 2009년 1월 28일 공포․시행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시행령 제30조에 따른 것으로 하루평균 1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웹사이트가 게시판이나 댓글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게시물(댓글)을 올리는 사람의 본인확인을 의무적으로 해야한다는 법이다.

쉽게 말해서 댓글을 쓰기 위해서는 회원가입을 해야하고 회원가입시에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개인정보를 등록해야 하며 이러한 회원정보를 바탕으로 로그인한 사람들만 댓글을 쓸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규모의 인터넷사업자가 회원가입 프로세스를 만들고 회원DB(특히 실명정보)를 보유, 운영하는 것은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일이다. 굳이 회원정보가 필요하지 않은 사이트조차도 정부가 굳이 나서서 회원가입을 받도록 해야만 할까.

정부는 또한 친절하게도 주민등록번호의 남용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본인확인제 적용대상사업자의 경우 아이핀(I-PIN)같은 주민번호 대체수단을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법(정보통신망법 제23조의 2 및 동법 시행령 제9조의 2)까지 만들었는데 사업자의 경우 그야말로 이중고인 셈이다.


본인확인제를 폐지해야 하는 이유

첫째, 최근의 옥션 사태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인터넷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문제는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다. 인터넷 사업자가 개인정보를 보유하는 것도 문제지만 개인정보를 보유하지 않겠다고 하는 회사조차도 의무적으로 개인정보를 보유하게 만드는 이같은 법률은 당장 폐지돼야 마땅하다.

둘째, 본인확인제 의무대상 사업자의 기준이 불명확하다. 블로터닷넷의 경우 일일 이용자수가 10만명을 넘긴 것은 전적으로 네이버 뉴스캐스트 덕택인 것이 분명하다. 네이버 뉴스캐스트에 올라가면 하루 10만명의 고유방문자수(UV)를 기록하는 것은 누워서 떡먹기인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이다. 이게 블로터닷넷 이용자인가 아니면 네이버 이용자인가?

셋째, 본인확인제 적용대상이 되더라도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우선, 트랙백은 본인확인제의 적용대상이 아니다.  네이버 뉴스에 댓글을 달려면 본인확인이 된 아이디로 로그인해야 하지만 트랙백은 로그인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보낼 수 있다.

따라서 트랙백 방식의 댓글(알라딘 같은 곳에서는 트랙백을 먼댓글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은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미투데이의 핑백(최근에는 트랙백방식으로 바뀌었지만)도 가능하고 디스커스(disqus.com)같은 소셜 댓글 시스템을 붙이면 트랙백 방식으로 댓글 같은 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국내에서도 디스커스와 유사한 서비스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어서 조만간 활성화될 것이다. 드림위즈 이찬진 사장은 자신의 블로그에 이런 시스템을 개발중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블로터닷넷은 IT전문매체이고 네이버 경유 트래픽보다는 IT계의 충성독자가 더 중요한 사이트다. 따라서 트랙백, 핑백 같은 유사댓글 시스템으로 보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독자들이 트랙백이나 핑백을 잘 사용하는 층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쉽게 달 수 있는 댓글에 비할 바는 아니다.

IT전문 매체가 아닌 곳에서는 그나마 보완책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이러한 기능도 그림의 떡이다. 이용자층이 트랙백이나 핑백을 잘 모르기 때문에 댓글이던 유사댓글이던 아예 포기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마침 태터앤미디어 명승은 대표가 트위터를 통해 태터앤미디어 소속의 세계WA 사이트가 같은 이유로 댓글을 폐쇄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경쟁체제에 내몰리고 있는 국내 인터넷 사업자들에게 본인확인제는 국내사업자 역차별 도구가 되고 있다. 유튜브가 국내법을 피하기 위해 한국사용자의 댓글을 차단하여도 유튜브는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국내 동영상 공유사이트들은 줄줄이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 정부의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가?

본인확인제의 조속한 철폐를 촉구한다.

Trackbacks 2 : Comments 4
  1. Favicon of http://codeofnature.tistory.com Ben Kim 2010.04.05 01:22 신고 Modify/Delete Reply

    좋은 글 잘봤습니다!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중도의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나라는 생각도 드네요.. 저희도 라이브리( http://LiveRe.co.kr )라는 소셜댓글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 모바일 산업과 관련한 규제 개편처럼 본인확인제에 대해서도 재논의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네요..

    • Favicon of http://philomedia.tistory.com PhiloMedia 2010.04.05 17:34 신고 Modify/Delete

      라이브리를 빼먹었네요. 저도 한 번 설치해 보겠습니다. 파이팅!! (수정- 개인블로그는 설치할 수 없는 건가요?)

  2. 2010.04.06 13:11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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