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서 티스토리로...

각종 미디어 2007.05.18 16:15

티스토리 초대장이 도착했다. 네이버 블로그를 옮길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일단 네이버 블로그의 마지막 포스트를 티스토리 첫 포스트로 옮겨 놓고 좀 더 생각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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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터넷 업계의 이슈에 대해 벼락치기 공부를 하고 있다.

4년 반동안 떠나 있었던 인터넷 업계로 다시 돌아가려다 보니, 모르는 게 너무 많다. 인터넷 생태계도 그 사이에 정말 많이 변한 것 같다. 떠나 있었다고는 하지만 IT업계 주변에 있었는데도, 직접 인터넷 비즈니스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렇게 사람을 낙후시킬 줄이야.

한 보름 동안 닥치는 대로 새로 생겨난 사이트들, 회사들, 새로 부각되는 비즈니스 모델들, 그리고 무엇보다 웹2.0에 대한 광범위한 담론들을 훑어 보았다. 특히 메타블로그라는 올블로그 사이트를 들여다 보면서 이른바 '블로고스피어'에 대한 상념에 하염없이 빠져들고 있다.

올블로그에 링크된 포스트들을 따라가다 보면 현재 인터넷 업계의 최대 이슈는 '네이버'와 '구글'인 것처럼 보인다.  한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인터넷 회사이기 때문에 인터넷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에게 이슈가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일 게다.
특히 블로거들 사이에서는 反네이버的인 글이 상당하다. '블로거'들은 대부분 네이버를 싫어하는 것같다.

하지만 웹2.0시대의 대안미디어로서 각광받는다고 하는 블로그와 메타 블로그 사이트를 처음 이용해 보는 나같은 초짜 블로거에게 이러한 모습은 매우 이상해 보인다. 인터넷 업계 전문 블로그들을 모아놓은 사이트도 아니고 말그대로 올 블로그 아닌가? (이렇게 써놓고 다시 올블로그를 보니 이명박, 낙태 얘기도 상당히 많다. 글 수를 세어 볼 수도 없고....) 이런 현상은 아직 블로거들의 대부분이 인터넷 업계 종사자이기 때문인가? 아니면 내가 인터넷 업계 이슈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기 때문인가?

어쨌든 네이버에 대한 문제제기가 상당한 만큼 나도 내 생각을 한 번 정리해 보기로 한다.

블로거들이 제기하고 있는 네이버의 문제는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문제는 블로고스피어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그런 문제들은 사회적인 이슈가 될 가능성이 별로 없는 그들만의 문제로 보여진다. 다시 말해 인터넷 업계 내부 문제일 뿐이라는 말이다.

한 때는 인터넷 업계에 속해 있었던 나조차도 인터넷 업계를 떠나 사니까 네이버에 길들여져 버렸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북마크에 분야별 전문사이트들을 수록해 놓고 다양한 사이트를 이용했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북마크 수록 사이트 수가 줄어들고 있다. 가장 마지막까지 이용했던 전문 사이트가 콩나물이었던 것 같은데, 이마저도 요즘은 귀찮아서 네이버 지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왜? 콩나물 URL치기가 귀찮아서 네이버 지도를 한 번 써봤는데 불편함을 찾을 수가 없었다.

즉 나를 포함해 (인터넷으로 밥먹고 사는 인터넷 업계 종사가가 아닌) 한국의 대부분의 인터넷 이용자들, 네이버를 첫페이지로 띄우고 네이버에서 숙제하고, 네이버에서 뉴스읽고, 네이버에서 재미있는 것 찾고, 네이버에서 카페하고, 네이버에서 블로그하고, 네이버에서 전화번호 찾고, 네이버에서 지도찾고, 네이버에서 사전찾고, 네이버에서 편지쓰고, 네이버에서 벨소리 다운받고...등등 인터넷에 네이버만 있어도 아무런 불편함이 없는 일반 인터넷 이용자에게는 네이버가 다 알아서 해주는게 오히려 고마울 수도 있다. 뭐가 문젠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인터넷 업계 종사자들이나, 일부 온라인 비즈니스에 식견 있다는 사람들, 자기 이야기를 목청껏 외치고 싶어하는 일부 블로거들을 제외하고는 이미 인터넷 이용자들은 TV이용자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인터넷이 대중화됐고, 네이버가 사람들을 그렇게 만들었다.  네이버 이용자들은 '참여, 공유, 개방' 이런 거 하고는 별 상관 없다. TV 켜듯이 네이버를 켜고, 네이버가 제공해 주는 생활의 도구들을 이용하고, 네이버가 제공하는 정보를 이용하고, 네이버가 제공하는 놀이터에서 논다. 그렇게 해도, 사는 데 아무 지장 없다.

블로고스피어를 구성하는 블로거들은 네이버에 길들여져 있는 대다수의 수동적 인터넷 이용자 수에 비하면 그야말로 한줌도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로거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른바 대안 미디어로서의 가능성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대안미디어라고 해서 들어가 봤더니 온통 인터넷 업계 내부 이야기 뿐이어서는 곤란하지 않을까?

아직 대안미디어라고 이름붙이기에는 블로거 풀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탓이라고 치자. 다음의 블로그 뉴스에 대한 기대섞인 포스트 들도 많이 있어서 5년여만에 오늘 다음에도 들어가 보았다. 한 마디로 아직 멀었다. 멀어도 한참 멀었다.

세월이 지나면 사회 각 분야의 이슈들을 총망라해서 명실상부한 대안미디어로 불릴 만큼 블로거 풀이 늘어날까? 그것이 아니면 일년에 한 번 있을까말까한 전국가적인 이슈, 예를 들어 황우석 사태나 지하철 방화사고 같은, 블로거들이 힘을 발휘할 '껀수'가 터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 것일까?

4년 넘는 외도를 청산하고 다시 인터넷 업계로 복귀하고자 하는 마당에 네이버라는 화두가 잠을 설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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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레이' 2007.05.18 16:49 신고 Modify/Delete Reply

    저도 요즘 네이버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나름 네이버 안 가기 운동 뭐 그런 걸 혼자 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티스토리로 오신 걸 환영합니다~ (티스토리하고 아무 관계도 없는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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