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Jae님의 블로그 재발견 프로젝트에 감명받아 금주의 블로그 시리즈를 근 한 달 반만에 다시 이어갑니다.....라고는 하지만 또 다시 언제 쓸지는 모릅니다.
1. 책은 블로거들의 단골 소재입니다. 책 한 권 읽지 않는 블로그 없고, 독후감만큼 쓰기 쉬운 장르도 없을 겁니다. 책 쇼핑몰에서 책표지 이미지 하나 따서 올려 놓고 대충 재미있었느니, 재미없었느니 하면서 때우기도 좋습니다.
게다가 책을 다 읽지도 않고 표지에 실린 간략한 소개나, 추천사, 에필로그만 읽고도 대충 나 이런 책 읽었네...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책 읽는다는 것만큼 (블로거로서) 폼잡기 좋은 것도 없지 않습니까?
2. '서평 블로그'는 그 자체로 추천할 만한 블로그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그 자체로'라는 뜻은 오로지 '서평'만으로 블로그를 추천하기는 어렵다는 뜻입니다. 책에 대한 선호도도 사람마다 다를 수 있거니와 '서평 블로그'로 추천한다고 하면 마치 서평을 잘 쓴다는 뜻으로 오해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블로거가 문학평론가가 아닌 다음에야 '서평'의 퀄리티를 논할 필요도 없고, 논할 이유도 없습니다.
책은 단지 블로깅의 소재일 뿐입니다. 대부분의 블로거들은 '최근에 읽은 책'을 블로깅의 소재로 활용할 뿐입니다. 소재일 뿐, 주제는 아닙니다. 그래서 책 관련 블로그를 추천한다고 하면 '서평을 잘 쓰는 블로그가 아니라 책이 자주 등장하는 블로그를 말하는 것입니다.
3. 하지만 '서평'이 '주제'인 블로그 집단이 있습니다. 한 쪽은 책 쇼핑몰에 딸린 블로그 서비스, 또 한 쪽은 출판사 블로그입니다.
쇼핑몰에 딸린 블로그 서비스나, 출판사 블로그나 간에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의미에서의 '서평'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습니다.
쇼핑몰에 딸린 블로그는 '서평'이라고 부르기보다는 '상품 구매 후기'라고 부르는 게 더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고, 출판사 블로그의 '서평'은 내용이 아무리 훌륭해도 '신상품 소개'로 비춰질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쇼핑몰에 딸린 블로그는 '블로그를 통한 판매촉진'을 1차 목적으로 삼고 있어서인지 쇼핑몰과 떼어놓고 보면 매우 어색한 부분도 많습니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석같은 블로그들은 시스템적 제약요소에 구애받지 않고 빛을 발하게 되어 있습니다.
블로그 하나 소개하는 데 잡설이 엄청 길어졌습니다. 그것은 소개하려는 블로그가 누구나 다 아는 블로그이기 때문입니다.^^
벌써 눈치채셨는지도 모르겠지만 소개하려는 블로그는 알라딘서재에서 활동하고 계신 '로쟈의 저공비행'입니다. 책, 특히 인문학에 관심이 있는 분이시라면 반드시 RSS에 등록해 놓을 만한 블로그입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는 블로그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소개할 용기를 낸 것은 제가 사용하는 한RSS에서 로쟈님 블로그를 등록하신 분이 아직 27명밖에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알라딘 내에서는 최고 유명인사이시며 한겨레21에 서평 칼럼까지 연재할 만큼 유명한 분이신데 알라딘 바깥에서는 별로 알려진 것 같지 않습니다.
5. '서평' 블로그의 또 다른 한 축인 출판사 블로그는 생각만큼 활성화돼 있지 않습니다. 자화자찬식 상품소개를 하더라도 다른 업종과 달리 가장 저항감이 덜 할 것 같은 '책'이라는 상품을 팔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신간 소개만 꾸준히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것 같은데 말이지요.
더우이 출판사의 상품기획자인 출판기획자 분들은 꼭 자사 상품이 아니더라도 책에 관한 많은 정보들을 갖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 분들이 본격적으로 블로깅에 뛰어든다면 도서 블로그 분야가 매우 풍성해 질 것 같은데도, 출판사에서는 별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하긴 영세한 출판사에서 일인 삼역, 사역, 심지어 일인 십역까지 해야 하는 분들이기 때문에 (상품기획, 시장조사, 서류작업, 번역, 교정, 서점관리, 총판계약, 납본, 표지 디자인...때로는 인사, 총무, 경리일까지) 블로깅까지 하라고 시키면 돌아버리실지도 모릅니다.
그 와중에 요즘 눈에 띄게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출판사 블로그로는 '도서출판 그린비'를 꼽을 수 있습니다.
도서출판 그린비의 블로그 역시 자사 상품 소개가 중심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역시 상품이 책이다 보니 책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보'가 됩니다. 게다가 '
출판사와 블로그, 결코 쉽지가 않네요.'라며 사람냄새를 풍기기도 하고
인혁당 사건을 다룬 책들과 같이 자사 상품 소개를 벗어난 책 이야기를 들려 주기도 합니다. 이제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은 도서출판 그린비 블로그 운영자님 힘내시기 바랍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블로그계는 큰 이슈 없이 지나간 듯 하다. 밀양 성폭행사건이나 이명박씨 위장전입 사건이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되었으나 블로그계에서는 큰 논쟁거리가 되지는 못했다. 논쟁이란 손바닥이 마주쳐야 하는 것인데 두 사건 모두 찬반양론이 별로 있을 수 없었던 탓이다.
그렇다고 조용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최민수씨의 대부업 광고 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그 중 한 가지다. 그동안은 연예인들이 일방적으로 얻어맞기만 했고 광고 중단을 결정하는 연예인들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왜 최민수를 비난하는가?", "연예인 사채광고가 잘못이라고?" 등의 반박 포스트가 올라오면서 그동안의 일방적인 매도에서 벗어나 블로그계의 논의가 한 걸음 진전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블로그계의 외부가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탓일까? 이번 한 주 동안 (적어도 내 눈에는) 가장 시끄러웠던 문제는 바로 블로그계 내부 문제였다. 펌블로그에 대한 블로거들간의 격렬한 논쟁이 그것이다.
[공유문화와 불펌블로깅의 사이에서]
불펌 블로깅에 대한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지난 한 주 동안은 비난대상이었던 펌블로거들의 본격적인 반박이 제기되면서 본격적인 논쟁이 발화, 증폭, 변주, 재생산되었다.
파파짱님의 펌글 포스팅이 올블 어제의 추천글에 오르면서 시작된 논쟁은 이에 대한 노바님의 공격글이 어제의 추천글에 다시 오르고, 이글에 대한 파파짱님의 반박글이 다시 추천 글에 오르면서 점점 열기를 더해 갔다.
하지만 펌블로그에 대한 논쟁은 잠시 수면아래로 가라앉았을 뿐이다. 더우기 아직 메타블로그에는 피딩하지 않고 있는 숱한 스크랩 블로그들의 수와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저작권법의 규정들, 그리고 블로그 운영에 수익성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 등을 생각해 볼 때 더욱 치열한 논쟁들이 언제든 재발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 때마다 메타블로그의 '시스템'이 도마위에 오를 것이다.
'참여, 개방, 공유'는 웹2.0시대의 핵심가치라고 한다. 아름다운 공유의 사례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번 주 이글루스에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Pluto님의 '그가 주는 감동' 은 유투브 동영상의 '공유'에 기반하고 있다. 또한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는 불펌, 아니 도둑질의 사례 또한 쉽게 찾을 수 있다.
공유와 도둑질은 극단적 사례를 놓고 보면 쉽게 구분할 수 있지만 그 사이에는 정말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문제는 공유정신과 불법복제를 정밀하게 구별할 수 있는 시스템 알고리즘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2주 전 쯤에는 올블로그의 인기글과 미디어다음 블로그뉴스의 베스트 블로그 뉴스에 동시에 올라온 서로 다른 블로거의 완벽하게 동일한 글도 본 적이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 해야하는 것은 무엇일까? 김익현님의 '웹2.0시대의 온라인 미디어'라는 책을 보면 '기술보다는 철학'이라고 강조한다. 나는 이를 "자동화된 알고리즘을 짜기 이전에, 운영원칙같은 좀 더 문서화된 규칙을 제정하기 전에 해야 할 일은 미디어 운영에 대한 철학의 정립"이라고 해석한다.
철학이란 뭘까? "블로그란 무엇인가?", "블로그계란 무엇인가?", "메타블로그는 무엇인가?" 라는 인식론적 물음에서부터 "무엇이 블로거와 블로그계에 도움이, 또는 해악이 될 것인가?"라는 가치론적 물음에까지 철학적인 질문은 다양하다. 거기다가 법적인 문제, 도덕적인 문제, 경영경제학적인 문제까지 고려해야 한다면 질문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답변은 점점 더 힘들어진다.
철학은 어렵다. 그래서 일단은 상식에서 시작하려고 한다.
[내 맘대로 고른 금주의 포스트] 나오지도 않는 결론을 내리려고 애쓰지 말고 늘 하던 대로 좋은 블로그 알리기에 좀 더 힘써야겠다. 나쁜 블로거 짜르기보다는 숨어 있는 좋은 블로그들이 더 많이 알려져서 '경쟁력 없는 블로그는 스스로 도태되는 시스템'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MMORPG의 새로운 전설 탄생, 이글루스 온라인! 이 글은 논쟁으로 해가 떠서 논쟁으로 해가 지는 블로그계를 적절하게 풍자하고 있는 글이다. 블로거가 이글루스 소속이어서 이글루스로만 한정했고, 이글루스에만 해당하는 내용도 있으나 전체적으로 볼 때 '이글루스'를 '블로그계'로 바꿔서 읽어도 그다지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치열한 논쟁에서 한 발짝 물러나 조금만 관조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이처럼 재미있는 해학이 넘치는 곳도 블로그계이다.
[내 맘대로 고른 금주의 블로거: 김인성님]
그 분이 돌아왔다.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블로거였으나 최근 들어 거의 업데이트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서 아쉬움을 느끼고 있던 차에 RSS구독기가 그 분의 새 글을 알려 주었다.
긴 글을 읽는데 힘들어 하시는 분들이라도 이 분의 글은 쉽게 읽힐 것이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카테고리는 일종의 인물비평 글인 내 안의 사람들 이다.
6월 항쟁 20주년이다. 그리고 오늘은 20년전 한열이가 최루탄에 맞아 쓰러졌던 6월9일이다. 그래서 이번 주에는 6월 항쟁에 관한 블로그 글들을 찾아 보았다.
사실 이번주가 시작될 때만 해도 내가 굳이 찾으러 다니지 않아도 많은 글들이 눈에 띌 거라 생각했지만, 혼자만의 생각이었다. 현실의 이슈들만해도 버거운데 굳이 20년전의 일이 이슈가 되기를 기대한 것은 무리였던 걸까.
게다가 젊은이들 대부분이 6월항쟁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거나 어렴풋이 들어보았을 뿐이라는 기사 ("6월 항쟁이 뭐예요?서울-연·고대 학생 10%... "들어본 적도 없다")를 보니 안타까운 생각마저 든다. 20년 전 대학생들중에 4.19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면 분명 왕따를 당하고도 남았으리라.
그래서 6월항쟁 관련 글들을 찾기 위해서는 검색엔진의 힘을 열심히 빌려야 했다.
(6월 항쟁과 관련된 블로그들을 찾아 다니고 있는 나를 보고 아내가 뒤에 와서 "왠 6월 항쟁"이라며 피식 웃고 간다. "당신이 뭘 한 게 있다고?"라는 말이 그 뒤에 숨어 있는 것 같아서 괜히 찔린다. 그 해 6월 나는 주로 하숙집 방구석에 찌그러져 있었고 아내는 주로 시위현장에 있었다.)
검색엔진의 힘을 빌려도 6월항쟁과 관련된 읽을 만한 글을 찾기는 쉽지 않았지만 몇 가지만 골라보았다.
'6월 항쟁'과 관련된 글들을 검색하면서 알게된 lavie75님의 '블로그 오프라인'을 이번 주의 블로그로 선정한다.
87년 당시 초등학생이었다고 밝힌 lavie75님은 '노무현은 1987년 6월에 거기 있었다'라는 글에서 선배들에게, 그리고 후배들에게 많은 생각거리들을 던져 주고 있다. "사람들이 더 이상 꿈을 꾸지 않는 사회가 되어 가고 있다"는 대목은 많은 울림을 준다.
사람들이 더 이상 꿈을 꾸지 않는
사회가 되어 가고 있다. 부모의 계층을 자식이, 그리고 손자가 대대손손 물려받고 순응하며 변화조차 꿈꾸지 않는 신분사회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당신은 그냥 현실에 순응하며 그렇게 살아갈 것인가? 1987년 6월 우리의 한 세대들은 미래와 역사 앞에
비겁해지지 않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안위를 내어 놓았다. 우리는 그냥 손만 놓고 있었던 세대로 기억될 것인가? 당신은 무너진
민주와 썩은 정치 앞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1987년 6월이 2007년 6월에 묻고 있다.
나 역시 "더 이상 꿈을 꾸고 있지 않다". 6월항쟁 20주년을 맞아 내가 겪었던 그 날의 이야기를, 그 날을 더 이상 기억하지 못하는 젊은 세대에게 들려주기 위해 들었던 펜을 무참하게 만든 lavie75님께 격려와 감사의 마음을 함께 보낸다.
lavie75님의 블로그에는 이 외에도 좋은 글들이 있다. 글이 담고 있는 소재와 내용을 떠나 '전체적으로' 사람과 사회에 관한 많은 고민들이 블로그에 가득하다. 예를 들어 진보와 보수? 돼지와 소크라테스? 같은 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