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어느 정도 예상가능한 시나리오 중 하나였지만, 이렇게 급박하게, 그것도 핵폭탄급 이슈 두 가지가 동시에 터지니 어안이 벙벙하다.
아마 이 이슈는 향후 상당기간 동안 미디어 지형도에 관심있는 사람들 사이에 최대의 관심사가 될 것이고, 블로고스피어의 미디어 관련 논객들에게 최고의 소재가 될 것이 분명하다.
좀 더 시간이 흘러봐야 알겠지만, 일단 다음에겐 악재, 네이버에게는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어떻게 개편되는지는 서비스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네이버로서는 메인화면에서 뉴스를 아예 없애고 메뉴만 노출한다고 해도 전혀 손해볼 것이 없다. 이미 뉴스를 포털에서 보는 것이 뼛속까지 습관화된 네티즌들이 메인에 뉴스가 없다고 해서 다른 사이트로 옮겨갈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온갖 '오해'에 시달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뿐더러, 사용자가 참여하는 형식의 시스템 개편으로 '뉴스2.0'의 모습을 선도적으로 치고 나갈 수도 있다. 다른 곳도 아닌 네이버가 편집을 배제하고 사용자에게 뉴스편집을 맡기게 되면 이제 뉴스섹션도 가공할 로봇과 알바의 대난투장으로 바뀌겠지만, 그건 네이버 트래픽을 올리는 데 더 도움이 될 수도 있으며 '해명해야 할 일'의 대상과 내용도 전혀 달라진다.
내가 보기에 이건 네이버가 네티즌들에게 '굴복'한 게 아니라 그동안 개발은 다 해놓고, 시기만 저울질 해오던 일을 이 참에(조중동의 총구가 다음으로 옮겨가고 있는 타이밍에) 결행한 게 아닌가 싶다. 울고 싶은 데 뺨때려 준 격이라고나 할까.
그동안 네이버의 뉴스편집과 서비스 방식에 대해 그동안 가장 큰 불만을 표시하고 압력을 행사한 곳은 네티즌들이 아니라 '조중동'이었다. 물론 재주는 누가 넘고...식의 경제적 이슈와 미디어 주도권을 둘러싼 쓸데없는 몸부림에 불과하기는 했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인쇄미디어들의 對온라인 주적은 다음이 아니라 네이버였지 않은가.
그런데 이제 뉴스유통의 주도권 문제는, 불매운동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정치적 이슈와 결부되면서 뒷전으로 밀려나게 되고, 인쇄미디어와 인터넷 미디어 사이의 전선은 조중동 대 다음의 구도로 집중되게 됐다. (미디어다음에는 대표이사뿐만 아니라 조선일보 기자 출신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는데, 물밑 협상..이런 게 왜 잘 안되는 지 모르겠다)
쉽게 예측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앞으로 '뉴스'에 있어서 네이버는 뉴스리더(Reader) 혹은 뉴스유통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미디어다음은 커뮤니티 성격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 중에 어떤 것이 미디어로서의 영향력에 있어서 비교우위를 갖게 될 것인가? 이 문제에 대한 답은 아고라와 블로거뉴스 가운데 어느 것이 더 미디어로서의 영향력이 큰가 하는 물음만큼 어렵다.
나는, 공지의 내용이나 형식과 무관하게 네이버가 메인화면 한 가운데에 그러한 공지를 했다는 사실 그 자체가 매우 흥미롭다. 특히 그만님의 포스트가 올라온 이후(그 때문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의견게시판까지 즉각 만들어붙인 것 또한 무척이나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
최근의 촛불정국 분위기와 맞물려 '네티즌'들 사이에서 네이버 광고차단 스크립트가 돌아다니고, 네이버 스타블로거들의 탈네이버 현상과 다음 아고라의 상대적인 부상 등 네이버를 둘러싼 악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네이버가 꿈쩍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네이버 공화국이 돼 버린 인터넷 환경에 대한 비판론이야 어제 오늘 갑작스레 부각된 것도 아니고, 네이버의 시장지배력이 이 정도의 변화에 흔들릴 만큼 약해빠진 것도 아니기 때문에 네이버는 늘 그래왔듯이 '일부'의 소리를 치부하고 '묵묵히' 제 갈 길을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네이버 메인화면 한 가운데에 떡하니 공지사항을 띄우는 걸 보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라, 진짜로 네이버의 아성이 흔들리는 거야?"
많은 블로거들이 지적했다시피 네이버의 공지내용은 뭐 참 거시기하다. 대부분 하나마나한 소리들이다. 네이버 내부자가 아니더라도 해명공지를 작성하라고 하면 누구나 작성할 수 있는 정도의 뻔한 내용들이고 굳이 메인화면에 공지로 띄울 만한 내용도 아니다. 네이버가 늘 하던 얘기와 다른 내용도 없다. '팩트'가 있다면 아프리카 금칙어에 관한 부분 딱 하나인데 그것만 공지한다면 공지의 위치가 거기에 올라갈 만한 꺼리는 아니다.
내가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아무 내용도 없고, 반작용(또는 부작용)이 더 클 것이 뻔한 저런 공지를 감행한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 하는 부분이다.
특히 '한국적 인터넷' 환경을 창조해 내고 '일부'가 아닌 '전체'를 보는 데에 있어서 누구보다도 탁월하다고 스스로 믿는 네이버가, '일부'의 목소리는 그냥 무시해도 대세에 전혀 지장없다고 생각하는 네이버가, 인터넷에서 아무리 발버둥쳐도 대통령은 2MB가 되는 현실을 인터넷에 누구보다 잘 구현해 내고 있는 네이버가, 저런 자뻑을 하다니.....
외부인이 유추해 볼 수 있는 '공지의 배경'은 둘 중의 하나다. 1. 실제로 네이버의 트래픽이 감소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 경영진이 이를 위험신호로 받아들일 만큼의 유의미한 트래픽 감소, 광고매출 감소가 발생하고 있다. 2. 네이버의 서비스 마인드가 바뀌었다. 그동안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던 비판의 목소리를 이제 귀담아 듣기 시작했다. 최소한 네이버 내부에 좌파(서비스 혁신주의자)의 목소리가 우파(기존 시스템 고수주의자)보다 커지기 시작했다.
인터넷 서비스를 운영함에 있어서 '공지사항'이라는 항목은 쉬울 때는 무척 쉽지만, 어려울 때는 한없이 어려운 부분이다. 사소한 오탈자 문제부터 시작해 문장의 구성, 담아야 할 내용, 문체 등 고민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특히 담당자 선에서 처리할 수 있는 정도의 사소한 문제가 아니라 전사적인 이슈를 포함하고 있는 문제일수록 원고작성은 물론 공지의 시점, 공지의 형식, 사이트 내의 위치 등에 대해 전사적인 토론과 의사결정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번 공지가 게재된 위치로 미루어 짐작해 볼 때, 네이버는 이번 공지를 위해 적어도 대표이사가 주재하는 임원회의에서 몇 차례 이상 이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또한 공지문안의 작성과 게재, 이 후의 대응 또한 그동안 일상적인 업무분장에 의해 돌아가는 시스템이 아니라 별도의 시스템이 개입했거나 적어도 대표이사가 직접 공지문을 검토하고 승인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내부 토의과정에서 이번 공지가 득보다 실이 많다는 주장도 강력하게 개진됐을 것이 뻔하다. 대부분의 유저가 이런 일이 있는지도 모르는데 굳이 긁어부스럼 만들 필요가 있느냐고 항변했을 것이다. 하지만 촛불의 기세가 누그러지지 않고 조중동마저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서, 또한 트래픽이 변화하는 모습을 실제로 거론하면서 지금이라도 적극적으로 이용자들과 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더 커져갔을 것이다.
그러한 내부의 혼란스러움은 네이버 공지 첫 머리에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저희는 기준과 원칙에 따라 변함없이 서비스를 운영하면 된다고 생각해왔지만 이용자님들의 불안을 없애기 위해 직접 견해를 밝혀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최근의 오해에 대해 네이버가 드리는 글' 중에서
네이버 내의 우파는 '기준과 원칙에 따라 변함없이 서비스를 운영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그 생각에는 아직 변함이 없다. 하지만 그 생각이 잠깐 흔들렸음을 이번 공지가 스스로 드러내고 있다. 기존의 생각을 견지했다면 아프리카 금칙어 부분에 관한 해명만 기존 공지사항 게시판에 자그맣게 올려놓고, 설사 아프리카에서 소송을 한다고 해도 늘 하던대로 법무팀에서 소송대응을 하면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도 네이버는 메인화면 한 가운데에 떡하니 아무 내용도 없는 공지사항을 올려놓았다.
지금도 네이버 내부에서는 이 문제를 놓고 피튀기는 싸움이 벌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이라더니 네이버도 정말 흔들리기 시작하는 건가. 아니면 비 온 뒤에 땅이 굳듯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앞으로도 네이버 천하는 영원할 것인가.
1. 랜덤블로그마케팅? 한 마디로 네이버에 블로그를 개설해 놓고, 랜덤블로그를 계속 클릭하여 돌아다님으로써 각 블로그의 방문자 목록에 자신의 블로그를 등록시켜 자신의 블로그로 방문을 유도하는 마케팅.
최근에 실험한 결과 블로그에 방문하는 것을 자동으로 하는 프로그램으로 엠파스의 경우 1일 30만개 이상의 블로그를 방문하며 리턴되어 돌아온 방문자는 1일 3000~5000명 정도가 된다. 네이버는 100회 제한이 걸려있으나 30일동안 실시한 실험에 의하면 포스팅(새로운 글)이 없이 1일 100~300명 이상의 방문자가 들어와 높은 클릭율이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네이버 블로그 초기에 방문제한이 없었을 때에는 2일만에 9800명의 추가적인 방문객을 확보했고 178회 스크랩, 61명의 이웃이 추가된 것으로 인기 블로그 필적할만한 효과를 본적이 있다. -소호사업자를 위한 블로그 마케팅 전략 에서 인용
인용한 글 내용을 보면, 네이버도 이러한 랜덤블로그 방문 프로그램의 존재를 알고 있는 모양이다.
2. 기획블로그? 네이버 안에서 개인블로그로 위장한 기업블로그. 아무도
눈치챌 수 없을 만큼 양질의 포스트를 기업 차원에서 꾸준히 만들어 낸다. 재미있는 콘텐츠들로 이웃과 방문자를 꾸준히 유치하며 궁극적인 목표는 네이버 메인의 요즘 뜨는 이야기에
올리는 것. 가장 강력한 입소문 마케팅은 자발적인 입소문이며, 네이버 직원들조차 속일 수 있는 강력한 컨텐츠는 수
천 명의 '퍼가요'군단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개인블로그라고 알고 있지만 기업의 간접홍보 도구로 만들어놓은 블로그다. 주로 블로그 마케팅 에이전시들이 심어놓은 전략 블로그들.
3. 프레스블로그와 네이버 화니님께서 프레스블로그에 입사하신 뒤에 올린 프레스블로그에 고민과 생각을 보면 네이버에 대한 반감이 살짝 묻어나온다. 하지만 프레스블로그도 네이버 덕을 많이 보고 있다. 프레스블로그의 정보레터를 구매하는 기업의 첫 번째 이유는 네이버 검색결과에 자사 홍보글이 도배되는 효과 때문이다. 안타까운 일이기는 하지만 나머지는 그저 들러리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4. 네이버 검색 첫 페이지에 실어드립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에게 있어 '블로그'란 단지 입소문 마케팅의 도구로 취급되어질 뿐이다. 기업 내에서 '블로그를 하자'또는 '블로그 마케팅을 하자'는 논의를 할 때 의사결정의 핵심요소는 당연히 얼마나 (홍보에, 광고에, 마케팅에) 효과가 있을 것인가를 검증하는 데 있다.
이 때 가장 많이 제시되는 '효과'라는 것이 '검색에 잘 걸린다'는 것이다. 특히 '네이버 검색에 잘 걸린다'는 말은 의사결정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결국 네이버의 키워드 광고를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 대비 블로그 마케팅의 비용을 저울질하는 것이 의사결정의 Key인 셈이다. 기업들을 블로그마케팅으로 유혹하는 데 있어서 '네이버 첫 페이지에 검색된다'는 말보다 더 효과적인 도구는 현재로서는 없다.(티스토리에 블로그를 오픈하고 다음 검색에 노출된 화면을 캡쳐해서 보여주면 돌아오는 말은 '근데 왜 네이버에는 안나옵니까?')
이 때문에 이미 네이버 검색결과 첫 페이지에 글이 노출되는 것을 '조건'으로 한 다양한 사업이 성행하고 있다. 심지어 광고가 아닌 홍보, 기업PR대행업의 경우에도 배포된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쓰여진 기사가 (어떤 언론사가 썼는지와 무관하게) 네이버 검색 첫 페이지에 노출되는 것을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일조차 벌어지고 있으니 광고야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5. 네이버 블로거들은 광고 포스팅에 익숙하다? 블로그참여형 광고모델을 보면 유독 네이버 블로그들의 참여비율이 높은 걸 알 수 있다. 단지 네이버 블로그의 수가 많기 때문일까? 메타블로그 사이트에서의 네이버 블로그 비율이 현저하게 낮은 걸 보면 그게 이유는 아닌 것 같다.
블로그 동원 마케팅을 해 보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네이버 블로거들은 다른 블로그 서비스 이용자들과 달리 홍보성 포스팅에 대한 거부감이 매우 적다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네이버 블로그는 다른 수익모델이 전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고, 네이버 블로그 이용자는 워낙
펌질과 스크랩에 익숙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사실여부를 떠나 현실은 어쨌든 그렇다.
광고글 게시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 네이버 사용자와 네이버 검색결과를 최우선시하는 광고주. 네이버 블로그를 우선 검색하는 네이버 검색 페이지. 그러고보니 참 잘 맞아떨어지는 궁합이다.
지난해 닐슨에서 조사한 광고형태별 소비자 신뢰도 조사(위)를 보면 '온라인에 올려진 소비자 평가'에 대해 한국의 소비자들이 조사국가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블로그마케팅의 출발점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온라인'이 모두 '블로그'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블로그마케팅은 그동안 블로거들이 쌓아놓은 신뢰도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이다. 블로그마케팅 기업들이 쌓아놓은 신뢰도가 아니라는 말. 그렇다면 블로그마케팅 기업들은 그동안 신뢰도를 쌓아놓은 블로거들에게 많은 빚을 지고 사업을 하는 셈이다. 블로그 신뢰도가 떨어지면 블로그마케팅도 설 자리가 없게 된다. 배부른 소리?
6. 갈수록 한심해지는 블로그 마케팅 지난 한 주 동안에도 여러 기업들로부터 '블로그 마케팅' 제안서를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블로그 컨설팅'을 해 달라는 요청도 있었지만 이제는 아예 제안서에 몇 명의 파워블로거를 동원해서 얼마만큼의 페이지뷰를 낼 수 있는지, 어떤 블로거들을 섭외할 것인지 리스트를 달라는 요구까지 공공연하게 하고 있다. 다들 그렇게 하는 모양이다. 이게 모두 다 자업자득?
의욕적으로 시작했던 '내 맘대로 고른 금주의 블로그' 시리즈를 2주째 업데이트하지 못하고 있다. 블로그코리아 오픈일이 점점 다가오면서 내 블로그는 점점 방치되고 있다. 하여, 오늘 중에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기는 하지만 잠시 짬을 내어 후딱 글 하나 쓰기로 한다.
블로그 바닥에서 사업을 하겠다고 뛰어든 이후 줄곧 내 머리를 떠나지 않는 의문들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블로그 바닥이 소수의 커뮤니티에 머물지 않고 주류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라는 물음이다.
또한 그 의문의 밑바닥에는 "아니, 블로그계가 주류가 될 수 있기는 한 건가?"라는 회의적인 질문이 자리잡고 있기도 하다.
메타블로그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하는 진지한 블로거들 사이에서는 이와 같은 질문에 대해 서로 견해는 다를지라도 충분한 토론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을 만나보면 이런 질문은 질문 꺼리로 취급되지도 않는 게 현실이다.
블로그 바닥 안에서도 "도대체 블로그가 왜 주류가 돼야 하는데?", "블로그는 블로그지 왜 자꾸 1인 미디어니, 뭐니 하면서 어설픈 충동질이야?", "블로그사업한답시고 블로거들을 자꾸 상품취급하지 말고 걍 냅둬!"라는 욕을 먹기 일쑤고,
블로그 바닥 바깥에서는 "블로그하면 밥이 나오냐 떡이 나오냐?", "블로그라는 거 그거 별로 하는 일도 없이 잘난 체 하는 애들이나 하는 거 아니냐?"는 식의 비아냥거림만 듣게 된다.
각설하고, 알짜매니아님의 글은 지금 시점에서 충분히 의미있는 지적이고, 함께 고민해야 하는 화두이다. 각자 서로 다른 이유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개별 블로거들은 전혀 고민해야 할 문제가 아닐지 몰라도 적어도 블로그계를 이끌고 있고, 블로거들과 호흡을 같이 하며 블로그 바닥을 키워야 하는 블로그 업자들끼리는 고민을 공유하고 함께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네이버 문제만 해도 그렇다. 블로거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네이버를 싫어할 수도 있다. 블로거는 자신의 생각을 자기 블로그에 쓰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블로그 업자들은 다른다. 네이버가 우리나라 블로그 바닥을 넓히는 데 얼마나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데 네이버를 까대기만 해서야 되겠는가.
폐쇄적 콘텐츠 운영이나 무한 스크랩 블로거 양산 등 네이버가 블로그계에 끼친 부정적인 영향 못지 않게 블로그를 대중화시킨 네이버의 공로 또한 인정해야 한다. 블로그계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태그'란 단어만 해도 우리 국민 중에 몇 %가 알고 있을까. 나는 일반인이 '태그'라는 용어를 접하게 해 주고 있는 것만 해도 네이버에 감사한다.
티스토리 초대장이 도착했다. 네이버 블로그를 옮길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일단 네이버 블로그의 마지막 포스트를 티스토리 첫 포스트로 옮겨 놓고 좀 더 생각해 보기로 한다. ---------------------------------------------------------------------
요즘 인터넷 업계의 이슈에 대해 벼락치기 공부를 하고 있다.
4년 반동안 떠나 있었던 인터넷 업계로 다시 돌아가려다 보니, 모르는 게 너무 많다. 인터넷 생태계도 그 사이에 정말 많이 변한 것 같다. 떠나 있었다고는 하지만 IT업계 주변에 있었는데도, 직접 인터넷 비즈니스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렇게 사람을 낙후시킬 줄이야.
한 보름 동안 닥치는 대로 새로 생겨난 사이트들, 회사들, 새로 부각되는 비즈니스 모델들, 그리고 무엇보다 웹2.0에 대한 광범위한 담론들을 훑어 보았다. 특히 메타블로그라는 올블로그 사이트를 들여다 보면서 이른바 '블로고스피어'에 대한 상념에 하염없이 빠져들고 있다.
올블로그에 링크된 포스트들을 따라가다 보면 현재 인터넷 업계의 최대 이슈는 '네이버'와 '구글'인 것처럼 보인다. 한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인터넷 회사이기 때문에 인터넷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에게 이슈가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일 게다. 특히 블로거들 사이에서는 反네이버的인 글이 상당하다. '블로거'들은 대부분 네이버를 싫어하는 것같다.
하지만 웹2.0시대의 대안미디어로서 각광받는다고 하는 블로그와 메타 블로그 사이트를 처음 이용해 보는 나같은 초짜 블로거에게 이러한 모습은 매우 이상해 보인다. 인터넷 업계 전문 블로그들을 모아놓은 사이트도 아니고 말그대로 올 블로그 아닌가? (이렇게 써놓고 다시 올블로그를 보니 이명박, 낙태 얘기도 상당히 많다. 글 수를 세어 볼 수도 없고....) 이런 현상은 아직 블로거들의 대부분이 인터넷 업계 종사자이기 때문인가? 아니면 내가 인터넷 업계 이슈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기 때문인가?
어쨌든 네이버에 대한 문제제기가 상당한 만큼 나도 내 생각을 한 번 정리해 보기로 한다.
블로거들이 제기하고 있는 네이버의 문제는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문제는 블로고스피어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그런 문제들은 사회적인 이슈가 될 가능성이 별로 없는 그들만의 문제로 보여진다. 다시 말해 인터넷 업계 내부 문제일 뿐이라는 말이다.
한 때는 인터넷 업계에 속해 있었던 나조차도 인터넷 업계를 떠나 사니까 네이버에 길들여져 버렸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북마크에 분야별 전문사이트들을 수록해 놓고 다양한 사이트를 이용했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북마크 수록 사이트 수가 줄어들고 있다. 가장 마지막까지 이용했던 전문 사이트가 콩나물이었던 것 같은데, 이마저도 요즘은 귀찮아서 네이버 지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왜? 콩나물 URL치기가 귀찮아서 네이버 지도를 한 번 써봤는데 불편함을 찾을 수가 없었다.
즉 나를 포함해 (인터넷으로 밥먹고 사는 인터넷 업계 종사가가 아닌) 한국의 대부분의 인터넷 이용자들, 네이버를 첫페이지로 띄우고 네이버에서 숙제하고, 네이버에서 뉴스읽고, 네이버에서 재미있는 것 찾고, 네이버에서 카페하고, 네이버에서 블로그하고, 네이버에서 전화번호 찾고, 네이버에서 지도찾고, 네이버에서 사전찾고, 네이버에서 편지쓰고, 네이버에서 벨소리 다운받고...등등 인터넷에 네이버만 있어도 아무런 불편함이 없는 일반 인터넷 이용자에게는 네이버가 다 알아서 해주는게 오히려 고마울 수도 있다. 뭐가 문젠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인터넷 업계 종사자들이나, 일부 온라인 비즈니스에 식견 있다는 사람들, 자기 이야기를 목청껏 외치고 싶어하는 일부 블로거들을 제외하고는 이미 인터넷 이용자들은 TV이용자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인터넷이 대중화됐고, 네이버가 사람들을 그렇게 만들었다. 네이버 이용자들은 '참여, 공유, 개방' 이런 거 하고는 별 상관 없다. TV 켜듯이 네이버를 켜고, 네이버가 제공해 주는 생활의 도구들을 이용하고, 네이버가 제공하는 정보를 이용하고, 네이버가 제공하는 놀이터에서 논다. 그렇게 해도, 사는 데 아무 지장 없다.
블로고스피어를 구성하는 블로거들은 네이버에 길들여져 있는 대다수의 수동적 인터넷 이용자 수에 비하면 그야말로 한줌도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로거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른바 대안 미디어로서의 가능성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대안미디어라고 해서 들어가 봤더니 온통 인터넷 업계 내부 이야기 뿐이어서는 곤란하지 않을까?
아직 대안미디어라고 이름붙이기에는 블로거 풀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탓이라고 치자. 다음의 블로그 뉴스에 대한 기대섞인 포스트 들도 많이 있어서 5년여만에 오늘 다음에도 들어가 보았다. 한 마디로 아직 멀었다. 멀어도 한참 멀었다.
세월이 지나면 사회 각 분야의 이슈들을 총망라해서 명실상부한 대안미디어로 불릴 만큼 블로거 풀이 늘어날까? 그것이 아니면 일년에 한 번 있을까말까한 전국가적인 이슈, 예를 들어 황우석 사태나 지하철 방화사고 같은, 블로거들이 힘을 발휘할 '껀수'가 터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 것일까?
4년 넘는 외도를 청산하고 다시 인터넷 업계로 복귀하고자 하는 마당에 네이버라는 화두가 잠을 설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