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2.07.13 뉴스캐스트의 전망과 과제 세미나 참석후기 (4)
  2. 2012.03.28 슬로우뉴스를 응원합니다 (6)
  3. 2011.07.03 네이버 뉴스검색 블루스 (3)
  4. 2011.06.20 위키리크스와 저널리즘의 미래 (6)
  5. 2009.09.15 인터넷 선언 : 正反合 (3)

뉴스캐스트의 전망과 과제 세미나 참석후기

각종 미디어 2012.07.13 00:35

[사진: 강정수]

한국언론정보학회와 NHN이 공동으로 주최한 '뉴스캐스트의 전망과 과제'라는 세미나에 토론 패널로 초청받아 다녀왔다. 왜 나를 초청했는지, 무슨 꿍꿍이인지, 괜히 이용만 당하는 것은 아닌지 꺼림칙하여 처음에는 초청을 거절할 생각이었으나 모 선배의 의견이 언론정보학회는 순수한 학술단체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 하여 오후 시간을 통째로 할애했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도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갈피를 잡지 못한 상태였다. 나야 뭐 눈치볼 데 없는 몸이니 네이버나 X나게 까고 올까 뭐 그런 생각을 잠시 하긴 했지만.... 하지만 1부 토론을 방청하면서 마음이 바뀌었다. 언론사에서 나온 토론자들의 병맛같은 자기변명에 꼭지가 살짝 돌았다. 누구하나 이용자의 의견을 대변해 주지는 않는 모양새였다. 그래서 논리도 없고 매우 거칠지만 '뉴스캐스트 폐지를 주장하자'는 생각을 현장에서 결심하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떠들었다.

최대한 현장에서 말한 기억을 되살려 적었다. 아마 말은 더 거칠었을 것이다. 집에 와서 관련뉴스를 검색해 보니 내 이야기를 실은 매체는 한 두 군데에 불과하고 대부분 상생이니 혁신이니 개선이니 하는 점잖은 말들만 옮기고 있어서 기록이라도 해둬야겠다는 생각에 이렇게 적어둔다.

이 세미나에 나를 초청한 것은 아마도 사용자의 입장에서 뉴스캐스트 이야기를 해 달라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는 최근 몇 달 동안 네이버 메인 페이지를 들어가 본 적이 없다. (실제로 나는 네이버로 가는 북마크를 네이버 사전 페이지와 IT뉴스 섹션 페이지로 지정해 놓고 있다) 

사실 평소에도 네이버에 대해서는 별로 안좋아하는 편이기 때문에 여기 오게되면 네이버를 비판하는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앞에서 언론사 소속 패널들의 발언을 듣다가 생각이 바뀌었다. 언론사들이 너무 자기를 돌아보지 않고 남 탓, 자기변명에만 급급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네이버 뉴스캐스트가 언론학회에서 학술세미나를 열어서 토론할 주제인지도 솔직히 의심스럽다. 특정 기업의 웹서비스를 두고 이렇게 토론하는 것도 웃기는 일 아닌가.

네이버의 뉴스캐스트는 매우 독창적인 웹서비스다. 네이버는 원래부터 세계적인 인터넷 서비스의 트렌드를 한국적 상황에 접목하여 독창적으로 기획한 서비스들을 내놓는 데에 뛰어난 능력을 보여왔다. 뉴스캐스트 역시 참여,공유, 개방이라는 웹2.0 트렌드를 한국의 저널리즘 현실에 접목하여 매우 참신하고 독창적으로 태어난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뉴스캐스트는 네이버의 메인페이지를 언론사에게 개방하여 언론사들이 마음대로 편집하도록 하고, 독자들에게는 자신이 보고싶은 매체를 지정하여 뉴스를 골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참여와 개방, 공유의 정신을 한국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네이버가 당초에 생각했던 기획의도대로 언론사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최대한 활용하여 남보다 뛰어난 퀄리티의 기사를 제공하려고 경쟁하고 독자들은 독자들 나름대로 좋은 뉴스를 선별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네이버는 이러한 사용자 데이터를 토대로 시스템을 개선시켜 나갔다면 아마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온라인 저널리즘 유통모델로 성공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언론사들에게 모든 권한을 부여한 결과가 현재의 모습이다. 이것은 우리나라 언론의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에 다름이 아니다.

뉴스캐스트의 현재 문제점은 모두가 공감하는 것들이므로 새삼 반복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네이버 뉴스캐스트는 뉴스 서비스가 아니라 퀴즈 프로그램이라는 얘기가 나오겠는가. 뉴스의 제목은 뉴스의 내용을 최대한 압축적으로 요약하여 독자들이 뉴스의 내용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게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뉴스캐스트에 올라오는 뉴스들 가운데 뉴스내용을 알려주는 기사는 거의 없다. 클릭하고 싶은 유혹의 강도를 높이는 데만 골몰할 뿐이다.

물론 뉴스의 제목이 실제 제목과 뉴스캐스트 제목이 동일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유통플랫폼에 맞게 제목을 적절히 변형하는 것은 어느 정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이 밖에도 뉴스캐스트의 문제는 끝도 없지만...

결론적으로 말해 뉴스캐스트는 폐지해야 한다. 논란이 커질 때마다 결국은 네이버와 언론사가 머리를 맞대고 상생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들은 하지만 벌써 3년 넘게 논의하면서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은 또다시 머리를 맞대봐야 별 대안이 없다는 얘기다. 네이버가 자발적으로 판단해 기획한 서비스니 네이버가 판단해 폐지하는 것이 마땅하다. (네이버는 언론사 눈치보지 말고 당장 폐지해라...라는 말을 하려고 했으나 차마 못함)

끝으로 언론사와 네이버에게 한 마디씩만 하겠다. 언론사들은 이같은 문제가 논의될 때마다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언론사들은 다른 일반 기업들을 비판하는 기사를 쓸 자격이 없다. 세상사 그렇지 않은 일이 어디 있나? 어쩔 수 없어도 하지 않을 수 있어야 존경받는 언론이 될 것이다.

네이버에게 말씀드린다. 언론 외에도 네이버는 우리나라의 많은 분야에서 독점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언론사라는 파트너에게는 이렇게 토론회도 열고 연구용역도 주면서 고민하고 대안을 모색하고 하는데, 다른 일반 비즈니스 파트너들에게도 언론사에게 보여주는 태도의 100분의 1이라도 보여주길 바란다.

써놓고 보니 역시 별 게 없다. 뉴스캐스트 폐지하라..라고 구호 외치다 온 기분이다. -_-

허접한 글을 읽느라 수고하신 분들을 위해 오늘 2부토론 발제에서 제시된 뉴스캐스트의 제목변경사례를 소개한다. 정말 재미있지 않은가? 처음 올린 제목이 클릭수가 잘 나오지 않자 기사내용과는 상관없이 제목을 이리저리 바꿔가며 독자들을 실험용 쥐로 취급하고 있는 게 오늘 이 땅의 언론사들의 모습이다.


<표 11> 네이버 뉴스캐스트 제휴 뉴스미디어의 기사 제목 변경 사례

구분

제목

시간

사례 1: 종합신문 A

1

뿔난 미혼여성들 약국에 몰려가는 이유가…

2012년 6월 10일 10시 48분

2

뿔난 여성들 피임약 사러 약국 가는 이유가…

2012년 6월 10일 10시 54분

3

뿔난 여성들 피임약 사러 약국에 몰려간 이유가

2012년 6월 10일 10시 58분

4

미혼여성들 피임약 사려고 약국 찾는 이유가

2012년 6월 10일 11시 4분

5

뿔난 미혼여성들, 약국서 피임약 찾는 이유가

2012년 6월 10일 11시 06분

6

뿔난 미혼여성들, 약국서 피임약 사재는 이유가

2012년 6월 10일 11시 11분

7

뿔난 미혼여성들, 약국에 몰려가서는…

2012년 6월 10일 11시 13분

8

뿔난 미혼여성들, 약국에 몰려가더니…

2012년 6월 10일 11시 19분

9

미혼 여성들 사전피임약 사재기 열풍 왜?

2012년 6월 10일 11시 23분

10

고3 女수험생들 사전피임약 사재기 열풍 왜?

2012년 6월 10일 11시 25분

11

수능 女수험생들 사전피임약 사재기 열풍 왜?

2012년 6월 10일 19시 36분

사례 2: 종합신문 B

1

女제자 성희롱 의혹 교수, 지금도 여전히…

2012년 6월 12일 3시 38분

2

“학생과 애정행위는…” 한국-美대학 규정 보니

2012년 6월 12일 3시 45분

3

“교수-학생 애정행위 금지” 美와 달리 한국은…

2012년 6월 12일 3시 58분

4

美대학 “교수-학생 애정행위 금지” 한국은…

2012년 6월 12일 4시 58분

5

“여제자 성추행 의혹” 고려대 교수, 여전히…

2012년 6월 12일 5시 12분

6

“교수에게 성희롱 당해” 女제자 주장에도 결국

2012년 6월 12일 5시 20분

7

여제자는 교수에 당했다는데 학교는 여전히…

2012년 6월 12일 5시 25분

8

여제자가 교수에 당했다는데…그 학교 가보니

2012년 6월 12일 6시 02분

9

고려대, 교수와 여제자 성희롱 사건 때문에…

2012년 6월 12일 7시 05분

10

“교수가 상습 성희롱” 고려대교수, 여제자에…

2012년 6월 12일 7시 17분

11

고려대, 교수와 여제자 성희롱 사건 때문에…

2012년 6월 12일 7시 41분

12

고대 박사과정女 2명, 교수한테 성희롱 당해…

2012년 6월 12일 8시 23분

13

고려대 교수 “성희롱 주장 여제자 中여행때…”

2012년 6월 12일 8시 42분

사례 3: 종합신문 C

1

말로만 ‘사즉생’…검찰 사전에 ‘윗선’ 없었다

2012년 6월 13일 20시 58분

2

대한민국 검찰 사전에 ‘윗선’은 없다

2012년 6월 13일 21시 18분

3

일심충성 불법사찰 있었지만 ‘윗선’은 없다

2012년 6월 13일 21시 34분

4

‘고양이에게 생선’…검찰 사전에 ‘윗선’ 없었다

2012년 6월 13일 21시 35분

5

‘엿장수 검찰’ 불법사찰 윗선에 MB없다 ‘가위질’

2012년 6월 13일 21시 53분

6

‘엿장수 검찰’ 불법사찰 윗선 없다 ‘가위질’

2012년 6월 13일 21시 54분

7

권재진 철벽에…강력단서 잡고도 ‘윗선’없다

2012년 6월 13일 22시 35분

8

전 대법원장까지 사찰했지만…검찰, ‘윗선’ 없다

2012년 6월 13일 22시 37분

9

박원순·이건희 사찰했지만…검찰, ‘윗선’ 없다

2012년 6월 13일 23시 18분

10

전 대법원장까지 사찰했지만…검찰, ‘윗선’ 없다

2012년 6월 13일 23시 33분

11

이 검사들을 보라!

2012년 6월 14일 08시 19분

12

이 ‘원숭이 보다 못한’ 검사들을 보라!

2012년 6월 14일 09시 19분

13

‘법복 입은 원숭이보다 못한’ 이 검사들을 보라!

2012년 6월 14일 10시 19분

14

‘법복 입은 원숭이’보다 못한 검사들을 보라!

2012년 6월 14일 10시 30분

[출처] '포털 뉴스와 저널리즘의 관계에 대한 탐색적 연구 : 네이버 '뉴스캐스트'의 현황에 대한 분석, 김동윤(대구대), 김성해(대구대) 2012.7.

천지일보 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140402 에 제 얼굴이 찍혔기에 추가 공유합니다^^  참고로 저는 슬로우뉴스 대표가 아닙니다. 주최측에 슬로우뉴스는 대표가 없으며 모두 팀원이라고 말씀드렸음에도 불구하고 대표로 소개를 하셔서 이렇게 찍힌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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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s 2 : Comments 4
  1. Favicon of http://minoci.net 민노씨 2012.07.13 04:13 신고 Modify/Delete Reply

    통쾌하고 정말 멋집니다!!!
    그 순간을 동영상으로 남겼어야 하는건데....
    전화기를 꺼놓는 걸 깜박하는 바람에 그 순간을 놓쳐서 너무 아쉽네요...ㅜ.ㅜ;

  2. Favicon of http://minoci.net 민노씨 2012.07.15 00:48 신고 Modify/Delete Reply

    다시 와보길 잘했네요. ㅎㅎ
    천지TV 완전 고맙습니다.
    현장에서 그 장면 놓쳐서 너무 아쉬웠는데 이렇게나마 보니 다소 위로(?)가 되네요. ㅋㅋ

  3. deulpul 2012.07.15 13:58 신고 Modify/Delete Reply

    민노씨가 소식을 전해주셔서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속시원합니다. 현장에 있던, 그리고 한국 언론 환경을 걱정하는 많은 사람이 필로스님 말씀에 공감했으리라 믿습니다. 제가 현장에 있었다면 크게 '옳소' 하며 박수라도 쳤을 겁니다. 뉴스캐스트로 형성된 생태계, 이걸 네이버 마음대로 없앨 수 있느냐... 하는데 독버섯이 창궐하는 생태계는 빨리 없애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한편 네이버는 <슬로우뉴스>를 뉴스캐스트 노출 언론사로 초청하게 되는데...

  4. 써머즈 2012.07.16 17:45 신고 Modify/Delete Reply

    필로스님 짱;;; 세미나 전체 영상을 보고 싶군요.

    deulpul님 // 앗. 그런 고급 정보를 흘리시면.... (이 농담 믿는 분들, 골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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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뉴스를 응원합니다

소셜 미디어 2012.03.28 13:33
슬로우뉴스(http://slownews.kr/)라는 새로운 팀블로그가 그저께(3월26일)오픈했다. 

이름 탓에 '뉴스'사이트로 여겨질 수 있겠지만, 나는 굳이 이를 팀블로그라고 부른다. 뉴스사이트는 만들었다가 금방 없어지면 쪽팔리지만 팀블로그는 언제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니 마음부담이 덜하다. 그래서 참여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어 근데 이거 시작부터 장난이 아니다. 이 사람들이 눈에 뭐가 씌었는지 밤낮을 잊고 달려들어 뭔가 만들고 있다. 오픈 첫 날부터 서버 리셋을 두번하게 한 트래픽도, 트위터에서의 열렬한 반응도 갑자기 부담을 팍팍 느끼게 한다.   

슬로우뉴스는 회사도 아니고 단체도 아니다. 사무실도 없고 대표 연락처도 없다. 페이스북 비밀그룹에서 이야기하고 각자 로그인해서 글을 쓴다. 몇 가지 규칙은 정했지만 데스크가 있는 것도 아니다. 원고료를 받기는 커녕 서버비를 분담하면서 원고까지 써야 한다. 

현재까지 15명의 블로거들이 참여했지만 다들 생업이 있는 사람들이다. 한국에 살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블로그스피어에서 몇 년 놀아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익히 알만한, 다들 개성과 곤조가 탁월한 사람들이다. 여기까지 딱 보면 사람들이 대부분 이렇게 이야기한다. "에이 얼마나 가겠어~"

팀블로그를 만들자는 말이 처음 나오고 페이스북에 비밀그룹을 만든 것이 2월26일이니 딱 한 달만에 사이트를 오픈했다. 디자인, 개발, 구축, 기획, 컨텐츠기획, 창간특집, 인터뷰,  원고작성, 스케줄링, 일러스트....    

한 달 만에 팀블로그 오픈한 게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니다. 내가 굳이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결과보다는 과정에 주목하고 싶기 때문이다.

한 달동안 오프라인 기획회의 한 번 없었다. 사실 한국과 미국에서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어서 다함께 만날 수도 없다. 활동시간대가 서로 틀리니 페이스북과 구글닥스에 공동작업문서를 만들어 놓고 24시간 비동기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됐다.  누군가 아이디어를 내면 누군가 더 보충하고 누군가 목차를 짜면 이건 내가, 그럼 이건 내가 하며 나서고, 누가 초고를 올리면 줄줄이 이어지는 코멘트와 보강들. 서로 알아서 짤방 이미지 구해다 주고 관련자료 찾아주고. 

보고 있으면 참 신기한 일도 다 있네...라는 생각이 절도 드는 모습이다.

사실 페이스북 그룹이나 구글닥스 스프레드시트 만으로 커뮤니케이션한다는 것은 거의 최악에 가까운 환경이다. 사이트 이름과 도메인을 정하는 문제에서부터 최종원고의 저작권 해결문제에 이르기까지 페이스북과 구글닥스만으로 난장토론을 벌였다. 그런데도 결국 기어이 사이트를 오픈하고야 말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공동의 목표? 의기투합? 잉여력? 자발성? 동기부여? 이런 것들은 기본이다. 여기에 한 가지가 더 있다. '서로간의 신뢰'. 

'이 사람들이 따로 무엇인가를 바라고 이러는 것은 아니'라는 신뢰를 타인에게 전적으로 갖기는 힘든 일이다. 믿기 힘들지만 이 사람들에게는 그런 신뢰가 있다. 돈? 명예? 비즈니스 관계구축? 연애? 아무것도 아니다. 각자 생업에서는 어떻게 사는지 몰라도 이 모임에서만큼은 그동안 그 누구도 다른 마음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무려 5년 동안. 

이번에도 역시 디자인과 개발에 온 몸을 던진 사람. 자는 시간 빼고 온전히 이 일에 투신한 사람들이 생겼다.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들이 슬로우뉴스의 대표도 아니고 혹시나 성공하더라도 대주주가 될 것도 아니다. 아니 그럴 수는 있겠지만, 최소한 각자가 그런 보상을 바라고 헌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서로는 확실하게 알고 있다.

팀블로그 하나 만든 것 가지고 뭐 대단한 감상에 젖는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이 사람들이 참으로 신기하다. 블로거 번개모임에서 시작해 인터넷주인찾기로 이어져 벌써 길게는 5년째 만나고 있는 이 사람들을 볼 때마다 나는 깜짝깜짝 놀란다. 약간만 털어도 먼지가 풀풀 날릴 나같은 사람은 미안해서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로 순수한 열정. 그래서 자격은 없지만 그 순수함의 향기라도 맡을까 싶어 계속 발을 걸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네 차례나 알찬 주제로 컨퍼런스를 준비하고 개최하면서, 어디서 뭉터기 돈 하나 받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돈 없이는 아무 것도 굴러가지 않는 우리 시대의 논리가 잘못되었을 수도 있다는 점을 몸으로 보여준 분들입니다. 사회 논리에 반하는 존재는 그 자체로 혁명적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분들은 찬 겨울 속에서도 마음 속에 불굴의 여름을 간직하고 사는 이라야만 할 수 있는 일들을 만들어 오셨습니다.

슬로우 슬로우 http://deulpul.net/3822571 중에서


팀블로그든, 뉴스사이트든 어차피 글을 쓰겠다고 만든 사이트니 글로서 평가받을 것이다. 그 글들이 나와 생각이 다를 수도 있고 때로는 논쟁이 벌어질 지도 모른다. 사실 멤버들 간에도 서로 견해가 다르니 독자들이야 오죽하랴. 

하지만 우리가 아니었더라도 누군가는 '슬로우 뉴스'를 만들었을 것이다. 미친 듯한 속도의 세상에 누군가는 브레이크를 걸어줘야 하지 않겠나. 

-> 슬로우뉴스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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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s 3 : Comments 6
  1. Favicon of http://friendofmaum.tistory.com BAO 2012.03.29 14:42 신고 Modify/Delete Reply

    응원합니다 슬로우뉴스!
    그리고 뭔가 저에게도 자극이 됩니다.!열정적인 모습 보기 좋아요!

  2. Favicon of http://minoci.net 민노씨 2012.03.29 16:17 신고 Modify/Delete Reply

    아웅! 감동적인 글임당...ㅜ.ㅜ;
    필로스 님께서 늘 함께 하셔서 더 든든하다능...ㅎㅎ

  3. Favicon of http://maggot.prhouse.net 한방블르스 2012.03.31 00:52 신고 Modify/Delete Reply

    멋지군요....이런 생각을 하다가 왠 잡생각이 머릴 떠나질 않네요.
    '슬로우'라니 무슨 말인지 내가 양놈이 아니라 그것이 말하는 뉘앙스까지 알 수는 없군요. 그저 천천히, 느리게, 찬찬히 등으로 이해했는데... 한데 우리말을 보니 그 말이 주는 뉘앙스가 다 다르니. 참 어렵군요. 또한 사전을 보니 그간 생각하지도 않았던 뜻이 도사리고(?) 있군요. 둔한, 지체, 미룸, 늦은, 한가함의 뜻도 다시금 보이더군요.
    대체 우리말의 어떤 뜻을 슬로우라고 이해해야 하는지 어렵다... 내 머리를 탓해야지...
    모호한 뜻을 던져주며 '잘 알지'라 말하며 모른다고 하면 안될 것 같은 상황이라 안다고 말하지만 뭐 마려운 X새끼처럼 편하질 않군요...

    모처럼 긴 댓글을 남깁니다. 몰라도 아는 척 해야겠다... 나도 '슬로우' 해야지...

    • Favicon of http://philomedia.tistory.com PhiloMedia 2012.03.31 14:54 신고 Modify/Delete

      한방님 잘 지내시죠? 요즘 생각이 많으신가 봅니다. 쐬주나 한 잔 하시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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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뉴스검색 블루스

각종 미디어 2011.07.03 14:32

#1
처음 들어보는 제호의 신문사 영업국장이 찾아왔다. 
매체소개서 첫 페이지에 '네이버, 다음 제휴 언론사'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네이버와 무슨 제휴를 하셨쎄요?"
"아 네 뉴스검색 제휴요.. 블라블라.."
(속으로) 푸핫, 검색페이지에 노출되는 걸 '제휴'라고 뻥을 치냐..
...
알고 보니, 네이버가 그걸 '제휴'라고 부르더라...
더 알고 보니, 네이버는 '제휴'하지 않으면 검색하지 않더라...

#2
"그런 광고라도 좀 실어봤으면 좋겠어"
지난 연말, 술자리에서 만난 한 선배는 "선배네 사이트는 지저분한 광고가 없어서 좋아요"라는 나의 어설픈 농담에 정색한 얼굴로 한숨까지 쉬면서 말했다. 

신문기자 생활 25년. 나이 50이 넘어 신문사에서 밀려나, 할 줄 아는 것은 신문만드는 것 밖에 없는 사람이 신문을 창간하는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더구나 서버부터 CMS까지 인터넷신문을 만들 기 위한 모든 것이 저렴한 호스팅 서비스로 제공되는 요즘시대에 인터넷신문 창간은 치킨집 개업보다 쉬운 일이다. 물론 신문 창간을 단지 하기 쉽다는 이유만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꿈이 있고, 쓰고 싶은 글이 있고, 만들어 보고 싶은 저널리즘의 가치가 있을 테다.

하지만 신문 만드는 것은 쉬워도, 독자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이 선배도 사이트가 어느 정도 구색을 갖추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일주일에 한 번씩 네이버를 찾아가는 게 일이 됐다. 처음에는 뉴스캐스트에 실어보겠다는 '원대한' 꿈을 갖고 들락거렸지만 이내 '넘사벽'을 깨닫기 시작했다. 먼저 시작한 선배들이 몇 년 째 시도하다가 포기한 사연들을 접하면서, '네이버에서 검색되기'라는 현실적인 목표로 수정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신청하면 바로 될 줄 알았던 '검색'도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도 감감무소식이었다. 기자생활하면서 쌓아놓았다고 믿었던 온갖 인맥을 다 동원해도 담당부서에서는 '기다리라'는 메일이 전부였다.

"그 지저분한 광고라도 네이버에서 검색이라도 되면 기자 몇 명 인건비는 충당할 수 있다던데..."
트위터니, 모바일웹이니 한참 아는 척 떠들었지만, 선배와 헤어지고 돌아와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내 브라우저의 즐겨찾기 목록에 그 사이트를 추가하는 것 외에는 없었다.

#3
민중의 소리라는 사이트가 네이버 뉴스검색에서 퇴출됐다는 소식으로 시끄러운 모양이다. 한 때 뉴스캐스트에서도 본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검색에서도 짤렸다면 아마 그 회사 사무실 휴지통이 여러개 뒤집어졌을 것 같다.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모르는 상태에서 누가 잘했고 누가 잘못했고를 거론할 생각은 없다. 네이버의 제휴중단으로 '광고수입이 5분의1로 줄어들게 됐다'(정말?)는 민중의 소리 [알림]을 보면 안타깝고, 뉴스 어뷰징 문제로 제휴를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는 네이버의 공지를 보면 네이버 뉴스담당자의 고충이 느껴진다. 이 문제를 다룬 오마이뉴스의 엉거주춤한 기사와 기사를 읽는 동안 계속 따라내려오는 코피지 광고도 묘한 느낌을 준다.

어느 누구도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 못하는 대한민국 언론시장의 총체적 현실이 하나의 사건에서 모두 드러난다.  

#4
열흘전, 네이버는 뉴스검색 제휴정책을 변경한다는 공지를 올렸다. 하지만 공지를 아무리 읽어봐도 뭐가 어떻게 바뀐다는 건지, 도대체 이런 공지를 지금 시점에서 왜 하는지, 그래서 (신문사에게나, 독자들에게나) 뭐가 좋아진다는 건지 구체적인 내용은 하나도 없다. 그동안은 접수순으로만 처리했는데, 앞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게 전부다.(접수순으로 처리해 왔다는 말도 믿을 수 없다)

도대체 네이버 뉴스팀은 어떻게 일을 하길래 700여개(으악!) 매체를 아직도 대기줄에 세워놓고 있는 걸까? 도대체 무엇때문에 한 번 떨어지면 2년(!) 뒤에나 재평가한다는 일을 공지하면서 구체적인 평가기준은 한 줄도 못쓰는 걸까?

네이버는 왜 이런 형식의 검색제휴를 고집해 사서 고생하는 걸까? 정말로 검색(하고 정리하고, 필터링하고, 정렬하는) 기술이 떨어져 수작업에 의존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일까? 아니면 기계를 믿지 못하는, 사람이 직접 확인하고 정돈해야만 컨텐츠가 된다는 확고한 경영철학 때문일까? 아니면 신생언론사는 모두 사이비라는 이상한 선입견을 갖고 있는 걸까? 그것도 아니면 뉴스캐스트와 뉴스검색이라는 도구를 통해 대한민국 언론을 모두 장악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걸까?

지금까지의 방식으로 누구도 범접하기 어려운 대한민국 인터넷 그 자체가 된 네이버.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방식이 가장 옳다는 믿음이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90년대 말 야후코리아가 그랬듯이 그 믿음이 정점에 도달했을 때 내리막은 시작된다. 네이버는 지금이라도 내부에서부터 개선할 여지가 없는지부터 돌아봐야 할 것이다.

P.S. 개인적으로 실시간 인기검색어, 핫토픽 키워드 같은 것부터 좀 없앴으면 좋겠다. 어뷰징하라고 판을 만들어놓고 왜 어뷰징 때문에 개고생이냐. 하지만 어렵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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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inthenet.tistory.com SuJae 2011.07.04 00:13 신고 Modify/Delete Reply

    오랫만에 다녀갑니다 :) 미국 신문들도 이슈 키워드와 구글 검색을 이용한 기사 낚시가 성행하고 있답니다. 네이버처럼 이슈키워드가 실시간으로 표시되지 않는다뿐이지 '감'이있는 신문사라면 어느정도는 추측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특히 미국에서는 온라인 광고 시장의 규모가 상당히 크고, '페이지뷰' 당 과금이 되는 광고도 있기 때문에 낚시로 인한 수입이 상당히 짭짭하다고 합니다. 아, 저는 요즘 LA에 서식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 뉴욕에서 이쪽으로 넘어왔음쬬.

    • Favicon of http://philomedia.tistory.com PhiloMedia 2011.07.04 00:58 신고 Modify/Delete

      http://gatorlog.com/?p=1783
      오죽하면 알고리즘 저널리즘이라는 말까지 있겠어요? 그래도 미국에서는 어뷰징할 건지 안할건지 심사하느라 2년 넘게 기다리라고 하는 일은 없잖아요^^
      수재님, 이제는 일 년에 한 번 댓글로 인사하는 사이가 됐네요. 건강하세요..

  2. Favicon of http://endy.pe.kr 엔디 2011.07.04 10:48 신고 Modify/Delete Reply

    적자가 심각해도 '정도에서 벗어나는'(?) 광고 따위는 싣지 않는 뉴욕타임스의 자부심 같은 게 한국 언론에는 없는 듯합니다. (臥中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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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와 저널리즘의 미래

각종 미디어 2011.06.20 18:20


위키리크스(21세기북스)는 참 재미있는 책이다. 다루고 있는 내용 자체가 재미있기도 하지만 주제와 저자(의 직업) 사이의 내적 갈등 구조도 재미있다. 후자의 재미는 물론 내가 그 갈등구조에 끼여있기 때문에 더욱 그랬을 것이다.

위키리크스는 제보자의 익명성을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보장하고, 제보 내용을 원본수정없이 공개한다는 원칙을 바탕으로 지난 한 해 동안 전세계적인 관심을 모은 웹사이트다. 이름에도 알 수 있듯이 사용자(내부고발자)들의 참여를 기반으로 외부유출이 금지된 기밀자료들을 인터넷에 폭로하고 있는데,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일지나 미 국무부의 외교문서 같은 핵폭탄급 폭로를 연달아 터뜨림으로써 더욱 유명해졌다.

책이 다루고 있는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위키리크스 자체에 대한 내용(핵심인물인 줄리언 어산지의 개인사에서부터 그동안의 활동내용, 주요 폭로사건 요지, 위키리크스 내부의 갈등 등)이며 다른 하나는 위키리크스와 저널리즘의 관계와 관련한 내용이다. 이 둘이 스토리상으로 구분돼 있지는 않다. 하지만 위키리크스의 폭로과정에 참여한 언론사들과의 공동작업 뒷이야기, 위키리크스를 바라보는 서구 언론들의 다양한 시각, 슈피겔 기자인 저자의 감회 등이 책의 메인스토리 중간중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어 책을 읽는 내내 '저널리즘의 미래'라는 화두를 곱씹게 했다. 

위키리크스는 태생적으로 전통적 저널리즘에 대한 반감(아니면 최소한 무시)를 바닥에 깔고 있다. 저널리즘은 우리가 알아야 할 진실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거나 진실을 보도한다고 해도 제한된, 가공된, 정리된, 축약된, 필터링된 내용만을 알려준다는, 이제는 광범위하게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는 안티 저널리즘의 기반 위에 서 있다. 진실을 알기 위해 우리는 저널리즘 외의 다른 도구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인식.

하지만 위키리크스 역시 특종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이런 자료를 효과적으로 정리하고 극적으로 표현하여 대중들에게 빠르게 전파하는 데 익숙한 전통적 저널리즘(슈피겔(독), 가디언(영), 뉴욕타임즈(미))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었으며 이 책 역시 그 과정에 참여한 기자에 의해 씌어졌다는 것은 저널리즘 종사자들에게 한 가닥 위안이 될 지 모르겠다. 더우기 서로 다른 3개국의 언론사들이 그토록 오랫동안 기밀을 유지하면서 완벽한 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내는 과정을 보면 (저자가 참여 당사자라는 점을 감안하고 읽더라도) 현시대에서도 저널리즘의 필요성을 확실하게 입증하는 사례로까지 보일 지경이다.

기존의 언론제도와 이런 식으로 밀접하게 얽히는 것은 위키리크스가 본래 목표한 바는 아니었다. 애당초 어산지가 추구한 것은 인터넷을 통한 '크라우드소싱'이었다....그런데 이런 목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그는 팔루자 전투에 대한 비밀 보고서를 예로 들면서 위키리크스가 '수천 명'의 블로거들에게 자료를 보냈지만 이에 대한 글을 쓴 것은 위키리크스 자신과 기성 매체들의 전문기자들뿐이었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오려붙이기'로 만족했습니다." 
- 위키리크스 362쪽

슈피겔의 베테랑 기자인 저자 역시 책의 곳곳에서 현재 저널리즘이 처한 위기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은 저널리즘의 손을 들어주고 싶은 모양이다.
 

위키리크스와 관련하여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점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채널들의 우월함에 대해 지나치게 후한 점수를 매기는 다소 들뜬 분위기에 관한 것이다. 사실 정보들을 위한 접점으로서의 역할은 애당초 문제가 아니었다. 그런 역할은 기성 매체들의 형식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새로운 플랫폼들과 비교해서도 기성 매체들은 이미 수십년 전부터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정리하고 다양한 주장들을 위한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의제를 설정하는 등 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해 왔다. 또 정보 출처와 관련해서도 아무도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없었다. 위키리크스가 자신들의 특징적 장점으로 선전하는 안전한 정보원 보호는, 가령 슈피겔은 1947년에 처음 설립될 때부터 확실하게 보장하고 있다.  ...(중략)...  결국 중요한 것은 인터넷과 대중매체의 대립이 아니라 정보의 내용을 어떻게 다룰 것이냐 하는 문제다. 위키리크스는 정보원들이 기존의 매체에서는 더 이상 좋은 대접을 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데서도 정보전달자로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위키리크스 374쪽

전세계적으로 저널리즘은 사양산업으로 치부되고 있으나 아직 저널리즘의 유용성이 종말을 고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위키리크스가 손을 내밀 수 밖에 없는 유수의 언론사 중 하나인 슈피겔 기자조차도 저널리즘의 미래에 확신을 가지는 모습은 아니다. 위키리크스가 어산지의 개인문제든, 미국 정부의 공격에 의한 것이든, 설사 실패한다 하더라도 제2, 제3의 위키리크스는 계속 나올 것이다. 또한 이에 영감을 받은 또다른 형태의 대안 저널리즘 실험은 세계 곳곳에서 탄생할 것이 분명하다.

개인적인 견해를 말한다면, 저널리즘의 마지막 비빌 언덕은 인간의 나태함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언론이(한국에서는 네이버 뉴스캐스트가) 던져주는 뉴스를 몇 개 읽고는 알아야 할 것들은 다 안 것으로 생각하고 만다. 기본적으로 언론은 인간의 게으름을 먹고 산다. 하지만 아무리 게으른 사람이라도 자신의 필요가 발생하면 저널리즘이 아니라 다른 방법을 통해서 얼마든지 정보를 구할 수도, 퍼트릴 수도 있는 세상인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에 저널리즘이 사양산업에서 탈출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특히 가디언, 뉴욕타임즈, 슈피겔 같은 매체를 기준으로 저널리즘 전반을 논하는 것은 한국적 상황에서는 거의 '학문적 고찰'의 수준이다. 최근 트루맛쇼 같은 다큐멘터리가 제작될 정도로 매스미디어를 통해서는 아예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기 힘든 지경에까지 이른 판국에 '저널리즘의 미래' 따위는 사치스런 고민일 수 있다. 네이버 뉴스캐스트는 한국 언론의 형편무인지경을 총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

이 책은 이 밖에도 많은 화두를 포함하고 있다. 알 권리와 사생활 보호의 문제, 표현의 자유는 신성불가침의 권리인가, 위키리크스의 당파성, 객관적 중립은 가능한가, 소셜미디어(그 중에서도 블로그)가 전통적 저널리즘을 대체할 수 있는가, 아마존과 페이팔 같은 민간기업의 위키리크스 계정중지는 합당한가...위키리크스를 둘러싼 다양한 쟁점들은 capcold님이 이미 잘 정리한 바 있다.

...

이 책은 풍림화산님이 선물로 주신 책이다. 벌써 두 번 째 책 선물인데 그나마 허접한 독후감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관련추천글]
위키릭스, 미디어의 판도라 상자를 열다(capcold)
[책] 위키리크스, 저널리즘 해체와 재구성(그만)
위키리크스: 권력에 속지 않을 권리(Inuit)
위키리크스(21세기북스) vs 위키리크
스(지식갤러리) (풍림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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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minoci.net 민노씨 2011.06.20 18:42 신고 Modify/Delete Reply

    "애당초 어산지가 추구한 것은 인터넷을 통한 '크라우드소싱'이었다....그런데 이런 목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그는 팔루자 전투에 대한 비밀 보고서를 예로 들면서 위키리크스가 '수천 명'의 블로거들에게 자료를 보냈지만 이에 대한 글을 쓴 것은 위키리크스 자신과 기성 매체들의 전문기자들뿐이었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오려붙이기'로 만족했습니다."

    위 구절은 양가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네요.
    만약 우리나라에서 유사한 이슈로 블로거들(수천은 안되겠지만 수백에게라도, 아니 수십명에라도)에게 전했다면 얼마나 그 테마를 고심하고 자기 관점으로 해석해 블로깅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한편에선 그런 적이 전혀 없었던(!) 한국 블로그계의 위상에 대해 착잡함도 생깁니다.

    말미에 말씀해주신 "인간의 나태함"이 "저널리즘이 비빌 언덕"이라고 말씀해주신 부분은 아주 인상적인데, 한편 명확하게 의미가 잡히지 않습니다. 인간은 나태하기 때문에 자기 스스로 다양한 정보 출처들을 통해 주체적으로 정보를 수용하고, 재가공하지 못한 채 저널리즘에서 던져주는 정돈된 형태의 정보들을 받아먹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취지신가요? (아마도 그런 취지신 것 같기는 한데요)

    • Favicon of http://philomedia.tistory.com PhiloMedia 2011.06.20 18:57 신고 Modify/Delete

      인용하신 문장은 저도 읽으면서 다양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기업의 홍보자료이긴 하지만 초창기에 블로거들을 대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일을 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죠. '보도자료'라는 것이 언론과 뉴스소스 제공자 사이에 수십년 동안 축적된 관행의 산물인데 이를 블로거들에게 제공할 때 느끼는 서로간의 어색함이 참 극복하기 힘들더군요. 물론 단순히 '보도자료'이기 때문에 생긴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블로거들은 타인으로부터 자료를 제공받는 것이 어색하기 이를 데 없죠.(광고료를 지불하고 블로그에 홍보물을 싣는 것은 또다른 얘기고요) 요즘은 이것인 SMNR(소셜미디어뉴스릴리즈)라는 이름으로 통용되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무언가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 감이 있죠.

      나태함 운운은, 늘 그렇지만, 순전히 제 느낌을 풀어놓은 이야기입니다. 제가 학문적으로 근거를 갖고 설명할 능력은 없고요^^ 대체로 해석하신 취지가 맞습니다.

  2. 아거 2011.06.21 00:46 신고 Modify/Delete Reply

    좋은 책 리뷰해 주셨고, 현 시대에 던지는 함의도 잘 정리해 주셨네요.
    민노씨의 코멘트에서도 생각할 거리를 얻습니다. 감사합니다.

    • Favicon of http://philomedia.tistory.com PhiloMedia 2011.06.22 20:08 신고 Modify/Delete

      선수가 경기에 집중해야 하는데 자꾸 어줍잖게 해설을 하려고 하는 것 같아서 항상 거시기합니다. 너나 잘해라는 말을 들을 것 같아서요;;

  3. 2011.06.27 11:23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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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선언 : 正反合

각종 미디어 2009.09.15 18:33
capcold님이 독일 블로거들이 발표했다는  '인터넷 선언 : 오늘날의 저널리즘은 어떻게 기능하는가'를 한국어로 번역했다.

민노씨.네는 이를 받아 반(反)인터넷선언 이라는 농담유골 버전을 발표(?)했다.

두 글 모두 음미할 만한 대목이 많고 코멘트하고 싶은 부분도 생겨서 내 맘대로 인터넷 선언: 正反合 버전을 만들어 보았다.

두 존경하는 블로거 분들께 우선 글을 전문 인용하게 된 점을 사과드린다. 보기좋게 편집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었음을 이해해주시리라 믿는다.(재미라도 없으면 낭패-_-;;)

(독자가 계신다면, 원본은 가능하면 위 링크들을 따라가서 읽기를 권한다. 여기에 옮겨오지 못한 주석과 댓글 등 더욱 상세한 내용이 있다. 또한 명확한 오타는 수정했으며 반드시 인용할 필요가 없는 부분은 옮겨오지 않았다.)

아래 내용중 正은 capcold판, 反은 민노씨네 판, 合은 내 맘대로 필로스 판이다.

필로스판은 솔직히 合버전이라고 불릴만한 가치는 없다. 하지만 민노씨의 反버전이 다소 시니컬한 맥락에만 붙들려 있어 민노씨의 취지(내맘대로 해석한)를 보완하고자 쓰는 목적이 더 강하다. 合버전은 결론이 아니며 단지 코멘트일 뿐이다.

인터넷 선언

– 오늘날의 저널리즘은 어떻게 기능하는가. 17가지 주장.


1. 인터넷은 다르다.

正 : 인터넷은 다른 공론장, 다른 교류조건과 다른 문화적 기술들을 만들어낸다. 미디어는 오늘날의 기술적 현실을 무시하거나 맞서기보다는, 자신들의 작업방식을 그것에 적응시켜야한다. 가용한 기술에 기반하여 최상의 저널리즘을 개발하는 것은 미디어의 의무다. 여기에는 새로운 저널리즘 상품과 방법론도 포함된다.

反 : 인터넷은 (기성 미디어의 메카니즘과) 똑같다.
인터넷은 다른 공론장, 다른 교류조건, 다른 문화를 만들어내지 않고, 그 환상을 만들어낸다. 미디어는 인터넷 기술의 잠재력 가운데 기성체제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 정치적 가능성은 제거하고, 상업적인 잠재력만을 추출하고자 한다. 그리하여 선택된 기술은 (궁극적으로) 퇴행적이고, 표피적이다.

合 : 인터넷은 다를 수 있다. 기술도 다르고 매체도 다르고 수용자의 태도도 다르다. 하지만 미디어 권력구조의 변화를 꿈꾼다면, 그것은 단지 '인터넷'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2. 인터넷은 주머니에 들어가는 미디어제국이다.

正 : 웹은 이전까지의 경계짓기와 과점구조를 초월함으로써 기존 미디어시스템을 새롭게 정렬한다. 미디어 콘텐츠의 출판과 확산은 더 이상 고비용 투자에 얽매이지 않는다. 게이트키핑 기능은 저널리즘의 자기이해방식에서 다행히도 밀려나고 있다. 남는 것은 오로지 저널리즘 품질뿐이며, 바로 그것을 통해 저널리즘은 그냥 출판물들과 구분된다.

反 : 인터넷은 주머니에 들어가는 장난감제국이다.
웹은 이전까지의 경계와 과점구조를 여전히 확대재생산함으로써 기성 미디어시스템을 견고화한다. 미디어콘텐츠의 출판과 확산은 여전히 고비용 투자에 의존한다. 게이트키핑은 기만적인 폭소노미 시스템에 의해 보이지 않게 왜곡된 형태로 반영된다(가령 실시간 인기글, 실시간 인기검색어). 여전히 블로기즘은 출판물의 온라인 광고시장이지, 새로운 출판물과 그 유통문화를 만들어내는 총체적 시장이 아니다.

合 : 남는 것은 오로지 저널리즘 품질 뿐이라고 믿는 것은 확실히 환상에 가깝다. 대규모 시설과 제작 배급망을 필요로 하는 구미디어(신문, 방송)산업과 달리 인터넷 미디어는 제도적, 물리적, 기술적 장벽을 매우 낮은 수준으로 떨어뜨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인터넷 역시 기존의 미디어 산업을 통해 자본과 조직을 축적해 놓은 구미디어 조직이 경쟁에서 훨씬 더 유리할 것이라는 점은 두 말 할 나위가 없다. 더우기 그들은 미디어 수용자(대중)에 대해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으며 대중의 우매함을 이용하는 기술에서는 따를 자가 없다.


3. 인터넷은 사회, 사회는 인터넷이다.

正 : 서방세계의 대다수 주민들에게 소셜네트워크, 위키피디아, 유투브 같은 서비스는 일상의 영역이다. 마치 전화기나 텔레비전처럼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미디어기업들이 존속하고 싶다면, 사용자들의 생활세계를 이해하고 그들의 소통형식들을 받아들여야 한다. 여기에는 의사소통의 사회적 기본 기능이 포함되는데, 그것은 바로 경청과 반응이다. 즉 ‘대화’ 말이다.*(주석은 원문으로)

反 : 인터넷은 사회, 사회는 인터넷이다.
물론 농담이다. 서방세계 대다수 주민들에게 소셜네트워크, 위키피디아, 유튜브 같은 서비스는 일상이다. 마치 전화기나 텔레비전처럼 당연히 받아들여진다. 미디어기업이 존속하고 싶다면 사용자들의 생활을 이해하고, 그들의 소통형식을 받아들여야 한다. 여기에는 의사소통의 사회적 기본 기능이 포함되는데, 그것은 바로 경청과 반응이다. 즉, '선동' 말이다.

合 : 당연히 인터넷은 사회(의 일부분)이고 사회는 (이제 거의) 인터넷이다.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인터넷은 기존 미디어와 다르지 않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니다. 트위터가 있어서 김연아가 뜬게 아니라 김연아가 있어서 트위터 가입자가 급증하고 G드래곤이 미투데이를 먹여살린다. 인터넷에는 현실사회 못지않게 협잡과 사기, 기만과 유혹이 넘쳐난다. 이런 일을 목격할 때마다 나는 오히려 전통매체의 게이트키핑이 더 그리워진다. 나는 내 아들이 인터넷에서 야동을 보는 것보다, 잘못된 정보를 진실로 받아들일까 그게 더 걱정된다.


4. 인터넷의 자유는 불가침이다.

正 : 인터넷의 개방형 아키텍쳐는 디지털로 소통하는 사회의 정보기술의 기본법칙을 구성한다. 따라서 저널리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역할을 한다. 공공이익이라는 가면으로 스스로를 종종 은폐하곤 하는, 특정 경제 혹은 정치적 이해관계의 보호를 위해 변용되지 말아야 한다. 모든 형태의 인터넷 접속 금지는 정보의 자유거래를 위협하며, 정보습득수준의 자기결정권이라는 기본권을 침해한다.

反 : 인터넷의 자유는 항상 침탈가능했다.
인터넷의 개방형 아키텍쳐는... 네이버에게 물어보셈. ㅡ.ㅡ; 디지털로 소통하는 사회의 정보기술의 기본법칙은... 그게 뭐예요? 저널리즘은 공공이익이라는 가면을 쓰고 여전히 자신들의 당파적 이해, 특정 경제 혹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위해 모든 걸 올인해왔다. 인터넷 접속권은 저작권법'삼진아웃제'에 의해 풍전등화지만, 정보의 자유거래를 위협하는 정보습득의 자기결정권이 기본권이라는 이야기는 좌빨풍 시민강좌에서나 들어볼 수 있을 뿐이다.

合 : 인터넷의 자유는 불가침이라고 믿는 것은 믿는 사람의 자유이다. 하지만 인터넷의 자유는 불가침이어야 한다고 주장할 근거는 어디에 있는가? 인류가 수천년의 역사를 거쳐 보편타당한 것으로 공유하게 된 가치로 '자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유'와 상충되는 가치도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에서 불가침의 자유를 인터넷에서만 주장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나는 인터넷에서 자유를 주장할 권리를 박탈하고 싶은 아이디들을 너무 많이 본다. 불가침의 자유와 무한한 자율을 바탕으로 한 집단지성? 너무나 이상주의적인 생각이다.


5. 인터넷은 정보의 승리다.

正 : 부족한 기술력 탓에, 지금껏 미디어 기업, 연구센터, 공공기관 및 기타 조직들이 세계의 정보를 취합하고 분류해왔다. 오늘날은 모든 시민들이 스스로 자신의 뉴스 필터를 만들 수 있으며, 검색엔진은 전대미문의 풍부한 정보량을 다루고 있다. 개인들은 이전 어느 시대보다도 더 정보를 잘 얻어낼 수 있다.

反 : 인터넷은 정보의 패배다.
부족한 기술력 탓에 지금까지 미디어 기업, 연구센터, 공공기관 및 기타 조직들이 세계의 정보를 취합하고 분류해왔다. 오늘날에도 이른바 고급정보는 여전히 그 쪽에서 따로 논다. 오늘날 모든 시민들이 스스로 자신의 뉴스 필터를 만들수 있다는 네이버 오픈캐스트, 아이구글식 환상에 대해선 정보는 여전히 자동적인 UI의 메카니즘을 통해 통제되고 있고(네이버의 UI는 중립적인 척하는 그 만큼 정치적이다), 여전히 아는 놈만 아는 인터넷의 계급성(구글이 뭐예요?)을 고찰해보길 권한다.

合 : 정보를 공유하고 전달하는 도구의 발전 덕택에, 소수의 정보권력자들이 대중과 공유하고 싶어하지 않는 정보를 제외하고는, 마음만 먹으면(귀차니즘을 극복하고 조금만 공부하면) 누구나 정보를 빠르게 습득하게 됐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또한 전통적인 매스미디어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도 전세계인에게 메시지를 전파할 수 있는 가능성(possibility)과 개연성(probability)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네이버 인터넷 덕분에 우리 아이들은 숙제할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됐고, 모르는 게 생겼을 때는 멀리 갈 것 없이 네이버에 물어보면 검색창만 찾으면 되지 않는가(농담). 다만 정보의 옥석을 가려내기 위한 필터는 여전히 더욱 개선할 여지가 많다.


6. 인터넷은 저널리즘을 변화, 아니 향상시킨다.

正 : 인터넷을 통해서 저널리즘은 새로운 방식으로 원래의 사회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정보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기능 역시 여기에 포함된다. 즉 인쇄물의 불변성을 잃어버리게 된 것은 이득이다. 이런 세로운 정보세계에서 생존하고 싶다면 새로운 이상, 새로운 저널리즘 발상, 새로운 가능성을 창조하는 것에 대한 기쁨을 필요로 한다.

反 : 인터넷은 저널리즘을 변화, 아니 퇴조시킨다.
인터넷을 통해 저널리즘은 새로운 방식으로 병맛이 되어간다. 정보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웹 콘텐츠의 자기발전, 자기수정의 유연성은 속보와 핫이슈 중심의 표피적이고, 휘발적인 정보 유통이 지배하는 냄비식 뉴스 메카니즘 속에서 사장되고 있다. 여전히 인쇄물은 불변성의 가치를 갖고 권위의 상징처럼 인용된다. 이런 정보세계에서 생존하고 싶다면, 그냥 하던대로 하면 된다.

合 : 인터넷이 저널리즘을 향상시킨다면(향상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더라도) 좋은 일이겠지만 현재 한국땅에서는 그럴 가능성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인터넷이 전통 매체의 수익기반을 붕괴하고 있는 현실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창조하는 것에 대한 기쁨'만으로 지속가능한 저널리즘은 없다. 지금 이 시간 한국의 유수한 언론사들은 네이버 뉴스캐스트에 끼워팔고 있는 광고기사 단가가 떨어지고 있는 것을 걱정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세계에서 (저널리즘이) 생존하고 싶다면 누가 뭐래도 닥치고 따라올 수 있는 빠돌이, 빠순이를 키워야 한다.


7. 인터넷은 네트워킹을 필요로 한다.

正 : 링크는 연결이다. 우리는 서로를 링크를 통해 알고 있다. 그것을 사용하지 않는 이는 사회적 담론에서 스스로를 제외시킨다. 전통적 미디어기업의 온라인판에도 해당되는 말이다.

反 : 인터넷은 네트워킹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링크는 괜한 헛수고다. 링크 많으면 글이 지저분해져서 싫다는 독자도 여럿이다. 그걸 많이 사용하면 왠지 손해보는 느낌만 든다. 전통적 미디어기업 온라인은 물론 이런 손해보는 짓을 잘 안한다. 링크는 정치질인데, 유명한 녀석들만 링크하는 유치한 녀석들이 그렇다. 글의 고민가치를 철저히 배격하고, 글의 흥미가치에만 몰빵하는 대부분의 기성언론과 블로그들에게 링크는 무용지물이다. 우리나라 웹에서 잘나간다는 녀석들을 보아라, '나 졸 잘났어!'라는 노출왕자병 환자들이 이제 바야흐로 득세하고 있다. 집단지성? 대중의 지혜? 저, 다시한번 진지하게 여쭤보겠는데요, 그게 뭐예요? 이제 환자가 아니고선 이 판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노출왕자병이거나 혹은 마케팅 이중대로 자진해서 입대하는 길이다. 드디어 우리에게 필요한 건 오직 바바리 뿐!

合 : 인터넷은 그 자체가 네트워킹이다. 링크는 문화다. 내키면 하고 귀찮으면 하지 않다도 된다. 내게 득이 될 것 같으면 하고 득될게 없으면 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법을 어기지 않는다면 링크는 하든지 말든지 자유다. 텍스트 생산자가 링크를 하는 것도 자유고 텍스트 소비자가 링크를 클릭하지 않는 것도 자유다. 하지만 그 자체가 네트워킹인 인터넷에서 링크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최고급 스포츠카로 출퇴근만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8. 링크는 보상을 가져오고 인용은 돋보이게 한다.

正 : 검색엔진과 애그리게이터들은 고품질 저널리즘을 장려한다. 장기간에 걸쳐 훌륭한 콘텐츠의 발견가능성을 향상시키기에, 새롭고 네트워킹된 공론장의 필수적인 부분이 되어준다. 링크와 인용을 통한 참조, 특히 원저자의 동의 혹은 심지어 보상제공이 없는 참조야말로 애초에 네트워킹된 사회적 담론의 문화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므로, 반드시 보호해야할 가치가 있다.

反 : 링크는 괜한 짓이고, 인용하느니 스크랩이 편하다.
검색엔진은 여전히 가두리 양식장을 지향한다. 그리고 돈되는 키워드들은 여전히 '스폰서 링크'로 범벅된 화면을 당신의 면상에 들이민다. 링크와 인용은 개나 줘라. 그냥 단추 한번 누르고, 스크랩하련다. 네이버의 오픈캐스트 - 뉴스캐스트는 이제 온라인 저널리즘의 가장 큰 덕목이 '미끼질'이라는 놀랄만한 '진화'를 이끌어낸다.

合 : 링크와 인용이 문화로 자리잡은 곳에서의 검색엔진이 링크와 인용을 훌륭한 콘텐츠를 필터링하는 도구로 선택한 것은 현명한 전략이다. 또한 떠먹여주는 컨텐츠가 익숙한 문화에서의 검색엔진이 이른바 '통합검색'을 지향하는 것 또한 이해할 만한 일이다. 인터넷이라고 해서 모든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동일한 가치체계를 발휘하지 않는다. 다만 '스크랩' 기능은 네이버의 원죄가 되어 무덤까지 따라갈 것이다.


9. 인터넷은 정치 담론의 새로운 장이다.

正 : 민주주의는 참여와 정보자유 위에 살아간다. 정치적 토론을 기성미디어에서 인터넷으로 이전하고 공론장의 적극적 참여를 통해 이런 토론을 확장시키는 것이 저널리즘의 새로운 과제다.

反 : 인터넷은 정치담론의 게토다.
민주주의라는 환상은 자기검열과 통제 위에서 이제 바야흐로 완전한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선거법 93조 1항은 여전히 합헌판결로 무사하시고, 저작권법은 알 수 없는(?), 알 수 있는(!) 복병으로 건재하시다. 정보통신망법은 어찌되려누? 미네르바 잡아간 전기통신기본법은... 이건 뭐... ㅡ.ㅡ;  

合 : 정치적 토론은 그것이 학문적인 토론이 아닌 한 언제나 물적 토대와 이념, 당파성을 바탕으로 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누가 누군지 알 수 없는 사람들과는 정치적 토론을 하지 않는다. 그것만큼 허망한 것도 없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의 정치적 담론은 필연적으로 그 담론이 펼쳐지는 공간(사이트)의 당파성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저널리즘이 스스로의 당파성과 무관하게 정치적 담론을 확장시킬 수 있으리라고 생각지 않는다. 트위터같은 곳이라면 몰라도..


10. 언론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와 동의어다.

正 : 독일헌법 제5조는 어떤 직업군이나 기술적으로 규정된 비즈니스 모델을 보호하도록 구성되어있는 것이 아니다. 인터넷은 아마추어와 프로의 기술적 경계선을 뛰어넘는다. 그렇기에 언론의 자유라는 혜택은 저널리즘적 과제의 충족에 기여할 수 있는 모든 이들에게 주어져야 한다. 질적인 차이는 유급과 무급 저널리즘이 아니라, 좋은 그리고 나쁜 저널리즘 사이에 두어야 한다. **(주석은 원문으로)

反 : 언론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와는 전혀 다른 말이다.
우리 헌법 21조는 어떤 직업군이나 기술적으로 규정된 비즈니스 모델(직업적인 언론인, 혹은 언론회사의 종사자)를 보호하도록 구성되어 있는 것 같다(특히 3항). 관련 하위 법률 속에서, 더욱이 생생한 현실의 저널리즘 작용 속에서 기성 미디어는 '인터넷 이등시민' 블로거와 지들 편리할 때만 여론을 참칭하는 '일당없는 노예 네티즌'과는 천양지차의 위계 속에 존재한다.

合 : 상근기자 3명이 있으면 언론사로 등록할 수 있다. '기자단'에 들어가지 못하면 보도자료조차 받아 볼 수 없었던 시대와 비교하면 정책포털에서 누구나 보도자료를 받아서 인용할 수 있는 현재는 격세지감을 느낀다. 법이 어떻든지, 기성 미디어가 지들 편리할 때만 여론을 참칭하든 간에 인터넷이 표현의 자유를 증진시켜 나갈 것은 분명하다.


11. 더 많다면 많을 뿐이다: 정보에 지나침이란 없다.

正 : 옛날옛적에, 개개인의 정보습득수준보다 권력을 우선시하며, 인쇄술 발명 당시에 검증되지 않은 정보의 밀물이 몰려올 것이라고 경고했던 것은 교회 같은 기관들이었다. 그 반대편에서는 전단유포자, 백과사전 편찬자, 저널리스트들이 더욱 많은 정보가 개인과 사회 전체에 더욱 많은 자유를 낳는다는 것을 증명했다. 오늘날까지 크게 변하지 않은 모습이다.

反 :너무 많다 : 과잉 정보화 시대의 바보들
하지만 오늘날은 정보의 과잉 속에서 '무엇이 뉴스인가?'라고 스스로 질문하지 못하는 정보과잉 시대의 바보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제 필요한 건 필터링의 메카니즘, 비평권력, 독자권력의 회복이다. 물론 여기에 대해 아무도 관심없다.

合 : 소수이긴 하지만, 필터링의 메커니즘, 비평권력, 독자권력의 회복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있다. 숱한 아이디어들이 아직 시도조차 되지 못하고 있으나 이런 담론들은 더욱 빠른 시도를 부추길 것이라고 믿는다.


12. 전통은 비즈니스모델이 아니다.

正 : 저널리즘 콘텐츠로 인터넷에서 돈을 버는 것은 가능하다. 오늘날 이미 많은 사례가 있다. 하지만 경쟁이 심한 인터넷이기에 비즈니스모델은 인터넷의 구조에 적응할 것을 요구한다. 그런 필수적인 적응노력을, 기득권 보호를 위한 정치적 해결책을 통해 우회하고자 시도하면 안된다. 저널리즘은 인터넷에서 최선의 수익해결책을 찾기 위해 열린 경쟁, 그리고 그것의 다면적인 적용을 위해 투자할 용기를 필요로 한다.

反 : 여전히 돈이 장땡이고, 돈벌기는 점점 힘들어진다.
저널리즘 콘텐츠로 인터넷에서 돈버는 건 점점 더 어렵고, 불가능해지고 있다. 오늘날 이미 망한, 망해가는 미디어들에 관한 풍부한 사례가 존재한다. 경쟁이 심한 인터넷이기에 인터넷 공론장 구조고 나발이고, 마키아벨리식 권모술수가 장땡이다. 기득권 보호를 위한 정치적 해결책 때문에 국회에서는 지랄 이단 옆차기가 오가고, 날치기는 무슨 연중(이라기 보단 분기?)행사로 벌어진다.

合 : 기득권 보호를 위한 정치적 해결책을 통해 우회할 수 있는 도구가 있는 자들에게 그러지 말라고 충고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누구라도 새로운 환경에서의 열린 경쟁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될 때까지는 자신이 확보해 놓은 기득권을 최대한 활용하며 시간을 끌려고 할 것이다. 그런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입증해 줄 수 있는 방법은 신흥미디어가 발빠르게 자리잡는 것 밖에 없다. '오늘날 망해가는 미디어들에 관한 풍부한 사례의 하나'가 되고 싶지 않은 모든 뉴미디어 종사자들에게 용기를!


13. 인터넷에서 저작권은 시민의 의무가 되었다.

正 : 저작권은 인터넷 정보질서의 주춧돌이다. 자기 콘텐츠의 확산 방법과 범위를 결정할 원저작자의 권리는 인터넷에서도 적용된다. 동시에 저작권은 낡은 공급기제를 보호하고 새로운 유통 모델과 라이센싱 방법들을 막기 위한 지렛대로 악용되어서는 안된다. 소유에는 의무가 따른다.

反 : 인터넷에서 저작권은 시민의 불안이 되었다.
저작권은 인터넷 정보질서의 카오스가 되었다. 자기 콘텐츠의 확산 방법과 범위를 결정할 원저작자의 권리는 인터넷에도 당연히 적용된다. 하지만 저작권법은 낡은 공급기제를 보호하고, 새로운 유통 모델과 라이센싱 방법들을 막기 위한 방패로 악용되고 있다. 소유만 있고, 의무는 증발했다.

合 : 1990년대 초, 한국 음저협은 비디오/오디오 테이프 제조업체들에게 공테이프 1개 제조시마다 몇 원씩의 원천 저작료를 징수하기 위한 법안을 제출한 적이 있다. 저작권을 침해할 수 있는 도구를 생산하는 자에게 저작료를 물림으로써 저작료를 원천적으로 간접적으로 징수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이제 차라리 인터넷 개발자에게, ISP에게, 웹호스팅 사업자에게, 포털에게, ID한개당 얼마씩의 저작권료를 원천징수하는 것은 어떨까. 물론 농담이다.


14. 인터넷에는 다양한 통화가 있다.

正 : 광고수익에 기반한 저널리즘의 온라인 서비스는 광고메시지에 대한 주목과 콘텐츠를 거래한다. 독자, 관객 혹은 청자의 시간에 가치가 있다. 이런 연계는 예전부터 저널리즘의 근본적인 수익원칙에 속해있었다. 저널리즘적으로 적용가능한 다른 수익성 확보 방안들 역시 발견하고 실험할 필요가 있다.

反 : 인터넷에는 다양한 통화가 없다.
광고수익에 기반한 저널리즘의 온라인 서비스는 미끼질과 과도한 당파성의 유혹에 이끌려 최소한의 객관성에 대한 의무를 방기한지 오래다. 독자, 관객 혹은 청자의 시간은 허무하게 '낚인다'. 이런 연계는 예전부터 저널리즘의 근본적인 수익원칙에 속해 있었다. 저널리즘적으로 적용가능한 다른 수익성 확보 방안들은 여전히 장롱 속에서 잠자고 있다.

合 :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지금도 무수한 실험들과 아이디어들이 장롱 속에서 나와 햇빛을 보게 될 날을 기다리고 있다.


15. 넷에 있는 것은 넷에 남아있다.

正 : 인터넷은 저널리즘을 새로운 질적 경지로 올려주고 있다. 온라인에서 문자, 음성 및 이미지는 더 이상 그저 흘러가지 않는다. 이들은 다시 끄집어내는 것이 가능하며, 따라서 현시대 역사의 아카이브가 되어준다. 저널리즘은 정보, 그것에 대한 해석과 오류의 발전과정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즉 실수는 인정하고 투명하게 수정할 필요가 있다.

反 : 넷에 있던 것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인터넷은 저널리즘을 새로운 질적 타락으로 이끌 위험을 갖는다. 온라인에서 문자, 음성 및 이미지는 더 이상 그저 흘러가지 않는다. 이들은 순간적으로 수면 위에 떴다가 이내 사라진다. 따라서 현시대 역사의 아카이브는 커녕... 지금 적절한 질문은 ... '퍼머링크'가 뭐예요? 다.

合 : 넷에 있는 것은 전원이 꺼지면 사라진다. 넷은 비트로 이루어졌지만 비트도 아톰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세상의 어떤 것도 영원불멸한 것은 없다.


16. 품질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속성이다.

正 : 인터넷에서 동질적인 대량생산품은 쉽게 탄로난다. 뛰어나고, 신뢰도 있으며 특별한 것만이 꾸준한 청중을 모을 것이다. 이용자들의 요구사항은 올라갔다. 저널리즘은 그것을 충족시키면서 스스로 종종 공식화한 기본 원칙에도 충실해야 한다.

反 : 미끼질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속성이다.
인터넷에서 동질적인 대량생산품은 여전히 강세다. 저자(블로거, 저널리스트)를 중심으로 독자가 이동하지 않고, 거대 유통망의 '미끼질' 메카니즘을 통해 독자가 이동하기 때문이다. 이용자들의 요구사항은 '짧게, 강력하게, 톡~!' 쏴주세요!!다. 그러니 자극적인 미끼질이 최고다. 이른바 진지한 독자들은 어디 인문학 시민강좌 같은데서나 찾아보던가...

合 : 다음view가 사라지면 기업(형)블로그들은 모두 접을 지도 모른다.(아무개가 무엇무엇한 이유... 거시기한 머시기를 거시기해보니... 따위의 제목도 더 이상 안봐도 될지도..) 네이버 검색결과 페이지에서 블로그 검색이 사라지면 블로그마케팅 업체들은 모두 문을 닫게 될 지도 모른다. 그래도 요즘 인문학 강좌에 사람이 넘쳐난다던데... 


17. 모두를 위한 모두.

正 : 웹은 20세기 매스미디어보다 월등한 사회적 교류의 기간망을 구성해준다. 의심이 갈 때 ‘위키피디아 세대’는 출처 신뢰도를 추측하고, 뉴스를 원출처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조사하고 검증하고 평가한다 – 홀로 혹은 집단으로 말이다. 잘난체하며 이런 능력을 존중하려는 의지가 없는 저널리스트들은, 이런 이용자들에게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것은 옳은 일이다. 인터넷은 한때 수용자 – 독자, 청자, 관객 – 로 알려졌던 사람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고, 그들의 지식을 활용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요구되는 것은 아는 체 하는 저널리스트가 아니라, 소통하고 탐사하는 저널리스트다. ***

反 : 소수를 위한 모두


合 : 소수가 모두가 되는 사회가 되기를 기원하며 '인터넷선언 : 正反合버전'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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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s 3 : Comments 3
  1. Favicon of http://minoci.net 민노씨 2009.09.16 08:57 신고 Modify/Delete Reply

    정말 반가운 글입니다. : )
    누군가 필로스님의 글을 다시 '정'으로 삼아서 생각들을 보태고, 그렇게 계속 생각과 고민들들이 대화를 통해 자랄 수 있다면 좋겠네요. 저도 이 글 읽으며 부족한 생각이나마 다시 더하고 싶다는 자극을 받습니다.

    특히 3. 6. 9. 13.에서 말씀하신 취지에 대해선 강한 흥미를 갖게 됩니다.

    • 필로스 2009.09.16 14:31 신고 Modify/Delete

      늘 생각의 끈을 놓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새로 만드시는 모임도 잘 되시길...

  2. Favicon of http://jlooooog.tistory.com Jeay 2010.08.08 19:18 신고 Modify/Delete Reply

    누군가 등을 긁어준 듯 후련하면서도 어딘가 따끔거리기도 하고, 아무튼 여러 가지 맛이 나는 글이었습니다.
    전 11,13,17이 가장 와닿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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