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다시 열면서...

일상 잡담 2009. 6. 10. 15:44

그러나 그런 댓글, 내가 쓰고 있는 지금 이런 글들, 온라인 까페에서의 만명 서명운동 같은 것으로 세상은 쉬이 바뀌지 않는다. 혹자는 그럼 촛불시위며 추모제의 사람들이 어떻게 알고 모였는가 사람들을 모은 것 만으로도 인터넷의 기능은 충분하지 않은가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인터넷은 커녕 휴대전화도 없던 87년 이한열 열사의 민주시민장때도 오늘 노제때 모인 만큼의 많은 사람들이 광장에 모여 그를 기렸었다. 물론 자살로 생을 마감한 전직 대통령과 민주화 운동을 하다 사망한 이한열 열사를 같은 선상에 놓고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그 날도 오늘도 거리로 나와 모인 사람들의 마음은 같았을 것이다.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며 불러올린 노래도 같았다. 거기에 핵심이 있다. http://blog.naver.com/minsui419/50048256282


사용자 삽입 이미지
1987년 이한열 열사 민주시민장 당시 모습


'이한열 열사'같은 말은 사실 아직도 익숙치 않다. 그냥 익숙한 대로 '한열이'라고 부르겠다.

좀 뜬금없는 얘기일지도 모르겠지만 한열이 장례식 날 시청앞 노제를 마치고 허기를 채우기 위해 들렀던 프라자호텔 뒷편의 한 중국집. 옆 테이블에서 혼자 짜장면을 먹고 있던 넥타이 차림의 한 30대 아저씨가 우리들을 째려보며 이렇게 말했다.

         "학생들, 오늘 무슨 일 때문에 사람들이 저렇게 모인거야?"

우리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였다.

87년 싸움이 승리로 끝날 수 있었던 원동력 중에 하나가 넥타이부대의 참가였다고 말하지만, 서울시청앞에 사상 최대의 군중이 모였다고 말하지만, 그래도 훨씬 많은 사람들이 "뭐 때문에 사람들이 저렇게 모인거야?"라고 묻는 게 이 세상이다.

회의론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인터넷만 쳐다보면서 우물안 개구리가 되지 말고 정확한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싸움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p.s.

블로그를 은근슬쩍 다시 열었습니다. 몇 안되는 독자분들께도 죄송하고, 그래도 쌓아놓은 컨텐츠 때문에 검색엔진에도 상위에 등록돼 있는 이 블로그를 없애는 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가장 결정적인 것은

"아니 제대로 운영하지도 않는 블로그가 무슨 절필선언이랍니까?" 라는 리승환군의 촌철살인에 무너졌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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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s 0 : Comments 13
  1. Favicon of https://easysun.tistory.com easysun 2009.06.10 15:56 신고 Modify/Delete Reply

    리승환님이 필로스님까지 갈굴줄이야 ...

  2. Favicon of http://www.i-rince.com rince 2009.06.10 16:01 Modify/Delete Reply

    컴백...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3. Favicon of http://www.raytopia.net 레이 2009.06.10 16:23 Modify/Delete Reply

    그래서 저는 암 소리 않고 기다렸지요 ㅋ

    • 필로스 2009.06.10 21:46 Modify/Delete

      당신은 날 너무 잘알어..

  4. Favicon of https://www.elliud.net 의리형 2009.06.10 16:49 신고 Modify/Delete Reply

    그냥 사라지기엔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글을 보여주셨습니다.

    • 필로스 2009.06.10 21:47 Modify/Delete

      애구 하찮을 뿐입니다..

  5. Favicon of https://j4blog.tistory.com 재준씨 2009.06.10 22:59 신고 Modify/Delete Reply

    역시 젊은'피리'승환 수령님이군요. -_-b

  6.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짠이아빠 2009.06.11 08:51 Modify/Delete Reply

    잠깐의 가출은 큰 정신적 성장을 담보하죠. ^^ 축하드립니다.. Come Back Home ^^

  7. Favicon of https://maggot.prhouse.net 한방블르스 2009.06.14 22:34 신고 Modify/Delete Reply

    새로 오픈 한 기념으로 받아주세요..
    http://maggot.prhouse.net/1770

    번잡하게 하여 미안합니다. 너그러이 이해 바랍니다..

    • 필로스 2009.06.14 23:53 Modify/Delete

      흐미... 이 릴레이만큼은 제게 오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건만... 피할 수 없는 릴레이가 드디어 오고야 말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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