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인기블로그의 RSS구독을 중단하며

소셜 미디어 2010. 1. 2. 17:31
오래전부터 구독해 오던 한 블로그를 오늘 RSS구독기에서 삭제했다.

그의 블로그에 구독해지를 알리는 댓글을 남길까 잠시 고민했지만 그만두기로 했다. 한창 인기가 올라가고 있고 구독자도 점점 늘어나는 블로그에 내가 이런 글을 남겨서 괜히 서로 불쾌한 일을 만들 것까지는 없을 것이다.

구독을 해지한 이유는 더 이상은 찾아서 읽을 가치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블로그의 주제가 바뀐 것도 아니고 업데이트가 소홀해진 것도 아니다. 오히려 초창기보다는 더욱 글도 세련되어지고 활동도 왕성하게 하고 있다. 듣보잡이었던 시절이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이제는 연말에 주는 이런 저런 베스트 블로그 상은 빠짐없이 수상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그의 블로그를 읽는 것이 조금씩 불편해졌다. 예전의 날카로움과 해박한 지식이 요즘 들어서는 무언가에 가려지고 있다는 느낌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다. 글에서 조금씩 억지가 묻어나오고 독자를 지나치게 의식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전해졌다. 급기야 마감시간에 쫓겨 급하게 쓴 것 같은 글들, 데스크의 지시를 받아 억지로 짜낸 것 같은 '뉴스형' 글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제 그의 글들은 포털의 관련 뉴스섹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뉴스'의 하나로 변해버렸다. 자신의 글은 사라졌고 '대중의 눈높이'와 '객관성', '인기'을 먼저 고려하는 흔해 빠진 블로그의 하나로 전락했다.

내가 어떤 블로그의 글을 RSS로 구독하는 이유 중에 가장 첫 번째는 그 글들이 일반적인 뉴스 코너에서는 볼 수 없는 '주관'이 있기 때문이다. '팩트'는 나도 얼마든지 수집할 수 있고 그 대부분은 국내외 언론사들이 알려준다. 특별한 볼 일이 있을 때에는 검색엔진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뉴스 외에, 블로그를 별도로 구독씩이나 하는 이유는 동일한 팩트에 대한 서로 다른 의견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관점들을 보면서 나도 한 번 더 생각하고 고민할 꺼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같은 관심사를 가진 블로그의 경우는 더욱 특별하다.

이런 이야기를 굳이 글로 쓰는 이유는 2년 가까이 구독해 온 블로그가 '다음뷰 베스트 블로그'의 함정에 빠져서 '미디어'의 환상에 빠져서 스스로를 망쳐가고 있는 모습이 너무 안타깝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우연하게라도 이 글을 발견하게 된다면 1년 전 그의 블로그에 달리던 댓글과, 요즘 그의 블로그에 달리는 댓글들을 비교해 보면서 그의 초심을 다시 기억하게 되기를 바란다.

inspired by
J준_한국에서 블로그가 미디어로 성장하기 힘든 이유

Trackbacks 4 : Comments 18
  1. 2010.01.02 18:06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philomedia.tistory.com PhiloMedia 2010.01.02 19:53 신고 Modify/Delete

      저는 야구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님 블로그는 자주 방문하는 편은 아닙니다^^.
      새해에도 건필하시고 건강하십시오.

  2. 2010.01.02 19:27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philomedia.tistory.com PhiloMedia 2010.01.02 19:55 신고 Modify/Delete

      아이 둘 이상 키우는 사람은 무조건 저보다 어른입니다 ㅎㅎ.
      호주에는 언젠가 한 번 갈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3. Favicon of http://initworld.tistory.com 우치타 2010.01.02 20:18 신고 Modify/Delete Reply

    저도 굉장히 유명한 블로거의 글을 구독하다가. 같은이유로 구독을 중단했습니다.
    개성있는 어투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었는데. 어느순간 블로그에 구글 광고만 가등하고
    온갖 링크에 구독버튼이 덕지덕지 붙은 블로그가 되었더군요..

  4. Favicon of https://naya7931.tistory.com 버드나무그늘 2010.01.02 21:12 신고 Modify/Delete Reply

    잘 읽었습니다. "사실"의 전달보다는, 독특한 "의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블로그에 올려진 글을 RSS로 받아본다고 보는 게 맞죠.

    인기 블로거라고 치켜세워지는 몇몇 블로그를 보면, '과연 인기는 있지만, 내용은 뭘까?'라는 궁금증이 생기곤 했었는데, 그와 비슷한지도 모르겠네요.

  5. Favicon of https://boanchanggo.tistory.com JQ 2010.01.02 21:22 신고 Modify/Delete Reply

    개인이 판단하는 기준이 서로들 다르겟지요
    처음에 그 블로그의 어떤점이 좋아서 구독햇지만 이제는 아니다.... 저도 이런 비슷한 경우도 있어지만

    저는 개인 블로그에 뭔가를 바라다는 것 자체가 어찌보면 잘못된다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은 늘 변화합니다. 그걸 예전하고 달라졋다고 해서 좋다 나쁘다 판단하는것이.. 예매하더라구요..^^

  6. virus 2010.01.02 21:46 Modify/Delete Reply

    그가 변했다해서 내치는 건 좀 이기적이지 않나요.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인간들하고 뭐가 다릅니까.

    초심은 누구나 흐려질 수 있는 겁니다. 이름이 좀 알려지면 다 한번은 밟게 되는 과정이에요.
    그렇다는거지 그가 초심을 잃은 건 아닙니다. 잠시 유명세에 현혹되어 길을 잃은 것일 뿐.
    글쓰는 이에게 있어 오랜 독자의 비판만큼 좋은 것도 없습니다.
    환호를 받고 있을때는 당연히 모르겠지만 곧 알게되는 날이 옵니다.
    그를 진정 아낀다면 내칠 게 아니라 초심을 찿을 수 있도록 더 준엄한 비판을 가해야겠지요.

  7. Favicon of https://kraze.tistory.com 모르겐 2010.01.02 22:10 신고 Modify/Delete Reply

    아하~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하긴 정말 그렇죠. 시사/사회 분야 블로거분들은 리얼리즘 보다는 서브젝티즘에 무게 중심을 둬야 하겠죠... 다만~ '라고 생각한다'는 꼭 붙이구요^^...

  8. 지나가다 2010.01.02 23:02 Modify/Delete Reply

    저는 발행은 안하고 읽기만 하는 편인데 기억나는 한 유명 블로거께서는 가끔 본인이 남들과 다른 시각을 가졌다는 듯한 의견을 내비치면서 대중들이 열광하는 문제에 대해 아주 강한 어조로 비판하는 글을 올리더군요.
    보기에따라 그럴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꼭 맞는 말도 아닌 내용들로 말이죠. 그럼 댓글들이 끝이 없죠. 욕설도 난무하고 양측의 비생산적인 공방이 이어지고...
    원래 정답은 없는 문제들인데.
    예를 들면 아이폰은 구리다라든가 등등. (그분이 아이폰 관련글도 올렸는지 모르겠는데, 안들어간지 오래되서, 실제로 구릴수도 있죠. 전 안써봐서..)
    글쓴이의 변은 100% 옳다곤 할 수 없지만 사람들이 너무 흥분하니 다른 의견도 있을 수 있다는 걸 보이기 위해서다 뭐 이런식의 논리를 대면서...

    혹시 단순방문자만 늘어도 광고 수입같은게 증가하나요.
    그냥 가끔씩 올라오는 그런글들이 그럴듯하면 모르겠는데 좀 냄새가 나는 듯 해서 요즘엔 안가게 되더군요.
    온라인상이라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니.

    글쓰기가 참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유명블로거라는 분들이 얼마나 자기 생각을 담은 글들을 쓰고있는지...
    제가 이공계라 글쓰기가 두려운건지도 모르죠

  9. 이슈팟 2010.01.02 23:11 Modify/Delete Reply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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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Favicon of https://sophiako.tistory.com 초하(初夏) 2010.01.03 00:37 신고 Modify/Delete Reply

    자신있는 결단과 공표에 박수를 보냅니다. ^&^

    새해에도 건강과 함께 변함없는 모습을 기대합니다~~

  11. Favicon of http://www.doimoi.net 도이모이 2010.01.03 16:51 Modify/Delete Reply

    동의합니다. 저도 단순 사실을 옮겨 놓은 글.... 양으로 승부하는 블로그는 안 가게 되더군요.

    단순 사실은 뉴스 읽는 것만으로도 벅차죠.

    주관과 생각... 이것을 넘어 혜안이 있어야죠.

  12. Favicon of http://minoci.net 민노씨 2010.01.04 05:49 Modify/Delete Reply

    어떤 블로그인지 궁금하네요...
    저는 새해에는 미끼블로그 운영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데 말이죠. ㅎㅎ.
    (농담반 진담반)

    추.
    위 이슈팟의 열정적인 광고댓글이 인상적이네요!
    물론 바이러스라는 임시필명으로 남긴 지적도 흥미롭고요.

  13. Favicon of http://grey-chic.tistory.com 필그레이 2010.01.04 09:38 신고 Modify/Delete Reply

    날이 선 포스팅이라 오히려 더 잼나는데요.ㅎㅎㅎ 저도 궁금하긴합니다.^^;;;
    파워블로거가 아닌걸 다행이라여기며.ㅋㅋ

  14. Favicon of https://midorisweb.com 미돌 2010.01.04 22:31 신고 Modify/Delete Reply

    j준님 블로그에서 댓글 보고 다시 들렀습니다. 해지했다는 그분이 누구인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뭐 요즘 저도 그런 느낌을 받는 블로거들이 많아서..충분히 공감합니다. 저는 요즘 다음뷰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그랬더니 방문자가 절반 이하로 꼬꾸라지더군요 ㅠㅠ
    [덧] 저는 rss해지하는 법 몰라, 혹은 알아보기 귀찮아 해지를 하지 않는다는 ㅋㅋ

  15. Favicon of http://dcsquared.wordpress.com DC^2 2010.01.10 15:43 Modify/Delete Reply

    다시한번 제가 블로그하는 목적을 돌아보게하는 글이였습니다. ㄳ합니다 =)

  16. Favicon of https://dreamgod.tistory.com 갓쉰동 2010.01.14 01:30 신고 Modify/Delete Reply

    누구나 한번씩 하는 고민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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