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에 거는 기대

각종 미디어 2010.03.24 09:16
애플이 아이패드 판매를 시작하면서 온라인에는 아이패드 유사기기(태블릿PC, DOD)들에 대한 화제가 넘치고 있다.

나 또한 상당한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관련 소식들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입장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아이패드가 과연 아이폰만한 성공을 거둘 것인지에 대해서는 쉽게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어떤 날은 대박이 날 것 같은 느낌이 들다가도 또 어떻게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하기도 한다.

(비관적) 새로운 형태의 기계에 열광하는 디지털 매니아들만의 기대감일 뿐 기계에 담겨질 콘텐츠 비즈니스 기반의 부실함을 생각하면 아이패드는 (특히 한국에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들은 수긍이 가는 편이다. 그 중에서도 신문사같은 인쇄미디어들이 아이패드에 열광하는 모습은 당최 이해하기 어렵다. 해외 유수의 언론사들과 달리 온라인에 대한 연구와 기술축적이 전혀 이루어져 있지 않을 뿐더러 새롭게 투자할 여력도 의지도 없는 한국의 언론사(특히 신문사)들이 아이패드를 통해 돈벌수 있는 컨텐츠를 쉽게 내놓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설마 PDF판 올려놓고 돈받을 생각은 아니겠지?

(낙관적) 반면 일부에서는 크기만 키운 아이폰이라고 비아냥을 하지만 화면이 커진 것만으로도 얼마나 다양하고 많은 것들이 새롭게 만들어질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면 아이패드는 단순한 IT신제품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습관을 통째로 바꿀 수도 있는 혁명적인 기기가 될 수 있다는 상상도 전혀 근거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아이패드를 가지고 어떤 비즈니스를 할 수 있을까? 라는 관점을 떠나서, 만약 내게 아이패드가 생긴다면, 아이패드에 어떤 기능(이나 콘텐츠)가 있으면 좋을까? 라는 관점에서 생각해 보았다.

둘이서 마주보고 하는 게임

'아이패드로 ㅇㅇ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바둑'이다. 특히 온라인 바둑보다는 친구와 마주보고 두는 '오프라인 바둑판 앱'이 아이패드에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현재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바둑서비스의 아이패드용 앱도 나올 게 뻔하지만 바둑앱 개발자들이 오프라인 바둑판 모드도 함께 넣어주면 좋겠다.(가능하면 알까기도-_-)

바둑은 바둑판에 두는 게 제 맛이다. 하지만 늘 바둑판이 주위에 있을 수도 없고, 친구 만나서 바둑 한 판 두려고 기원을 찾아 헤매는 것 보다는 수시로 아이패드 꺼내놓고 짜장면 내기 한 판하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다. 얼굴 보이지 않는 상대와 (마우스로) 두는 인터넷 바둑보다는 아무래도 머리맞대고 (손가락으로) 두는 바둑이 더 재미있다. 시간제한이나 초읽기, 자동계가 같은 인터넷 바둑의 기능들도 지원될테니 싸우지 않고 내기바둑 두기에는 이만한 게 없겠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결합이라고나 할까.

그러고 보니 바둑 외에도 이런 종류의 온오프 결합형 앱이 괜찮을 것 같다. 장기, 체스같은 비슷한 대전게임 외에도 가족들이 모여 윷놀이 할 때 말판으로 사용하기, 사다리타기, 마주보고 하는 핑퐁게임 같은 것들도 가능할 것이다.

이게 다 화면이 큰 터치단말기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손글씨 기능

MS에서 내놓을 예정이라는 '쿠리어'에는 스타일러스 펜을 이용해 마치 노트에 글씨나 그림을 그리듯 메모를 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아이패드 보다는 쿠리어가 더 기대되긴 한데 실제로 어떻게 나올지는 알 수 없고, 아이패드 앱으로 이런 기능을 만들 수는 없을까?

손글씨 기능은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다. 굳이 필기체 인식같은 것은 필요없다. 기계가 글씨를 인식하든 말든 '사람'만 이해하면 그 뿐이다. 거실 탁자에 놓아두고 외출시 간단한 메모를 써두고 나간다든가, 아이들 가르칠 때 화이트보드 역할을 대신할 수도 있다. 한자쓰기 교육용 앱 같은 게 나오면 요즘 아이들 한자쓰기 연습시킬 때도 재미를 곁들여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숙제모드 같은 것도 있으면 좋겠다.

낱말 맞추기 스피드 게임 같은 것을 할 때 문제판 대용으로 쓸 수도 있겠다. 이런 것들은 모두 종이를 대체할 수 있는 기능들이다.

다양한 멀티미디어 컨텐츠


전자책 단말기로서의 아이패드는 별로 기대하지 않는 편이다. 특히 텍스트 중심의 전자책은 아이패드가 나왔다고 해서 기존 전자책 시장과 별반 달라질 것이 없어 보인다. 다만 누구나 기대하듯이 멀티미디어 전자책은 나 또한 기대감이 크다.

인터넷이 대중화되기 전인 90년대에는 CD롬이 멀티미디어의 대명사였다. COEX에서 열린 SEK전시회의 한 층이 CD롬 타이틀로만 채워진 적도 있었다. CD롬 컨텐츠 제작으로도 돈을 벌던 시대였다. 하지만 인터넷 시대에 접어들어 컨텐츠 비즈니스는 시망.

이제 아이패드가 과거 CD롬 타이틀 시대의 부흥을 가져올 것인가?

전망하기보다는 일단 희망한다. 그림동화책이든 멀티미디어 백과사전이든 빨간책이든 어떤 것이라도 패키지 컨텐츠 그 자체로도 돈 벌 수 있다는 것을 아이패드가 보여줬으면 좋겠다. 대박 성공사례가 빨리 나와서 더 많은 컨텐츠 제작업체들이 아이패드 앱에 뛰어들고 더 우수한 컨텐츠가 많이 쏟아지는 선순환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사족)
중장년층이 인터넷을 처음 시작하게 되는 3대 동기는 '바둑, 고스톱, 주식거래'라는 말이 있다.
아이패드용 바둑앱이 중장년층을 무선인터넷의 세계로 이끌 수 있을까?
낮에는 할아버지 고스톱용, 저녁에는 아버지 바둑용, 밤에는 아이들 교육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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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짠이아빠 2010.03.24 09:53 Modify/Delete Reply

    제발 이제는 애플이 한국도 좀 중요한 시장으로 봐주고.. 출시도 앞당기고 한글지원 및 한글폰트도 좀 잘 다듬어서 넣어주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iPad 같은 경우 한글 폰트가 특히 중요해지는데... 잡지형 콘텐츠 만들려고 해도 폰트를 다 타이포로 그려낼 수도 없고 말이죠..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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