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여름휴가. 혼자 떠나기.
일상 잡담 2013. 8. 22. 13:54아내가 2주간 외유를 떠나 홀로 남은 여름 휴가. 앞으로 평생 오지 않을지도 모를 혼자만의 휴가를 어떻게 보내야 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아무 생각없이 차를 몰고 나섰다.
페이스북에 쓴 글을 블로그에 임베드하는 기능이 막 생겨, 이를 테스트할 겸 올려본다.
저녁 일곱시가 다 되어 도착한 봉하마을은 적막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무덤 앞을 지키고 있던 의경의 무심하면서도 피곤해 보이는 얼굴. 어디 앉을 데도 없고 숨을 데도 없는 사방이 확 트인 넓은 묘역에서 찾는 이 거의 없는 무덤을 서서 지켜야 하는 젊은 의경이 애처로워 보인다. "여기 밤새 지키고 서 있어야 하는 거예요?"라고 물으니 역시 심드렁한 목소리로 "네'하며 눈길을 돌린다. 한여름 뜨거운 볕 때문일까. 묘역 옆에 피어 있는 바람개비들도, 뭔가 생뚱맞아 보이는 추모관도, 지키는 이 없이 '국화 1000원'이라고 쓰여 있는 국화 바구니들도 모두 황량하게만 느껴졌다.
3박4일간의 전국일주는 호미곶에서 멈췄다. 해가 뜬 뒤 바로 대구 부모님 댁으로 달려 이틀동안 내리 잠만 잤다. 혼자서 여행다닌 아들이 애처로웠는지 어머니는 이틀동안 이것 먹어 봐라 저것 먹어봐라 입맛이 없냐 더위 먹었냐 죽 끓여줄까 하신다. 어머니 잠만 자서 죄송합니다. 추석때 다시 오겠습니다.
'일상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3 여름휴가. 혼자 떠나기. (5) | 2013.08.22 |
---|---|
자기 브랜딩에 대한 단상.. 에 대한 단상 (4) | 2011.05.09 |
다시 새해 (10) | 2010.12.31 |
20100727 (4) | 2010.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