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로 보는 세상(4) 블로그 축제

소셜 미디어 2008. 2. 29. 14:42
지난 한 주 동안 블로고스피어의 뜨거운 감자였던 '블로거 축제'
태그로 보는 세상 시리즈에서 이처럼 뜨거웠던 논쟁을 외면할 수야 없겠죠.
개인적으로도 이번 논란에서 불거진 몇 가지 이슈들 가운데 한 두 가지는 평소에 주의깊게 관찰하고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일 주일동안 그냥 지켜보기만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 무엇보다 너무 바빴고요
둘째, 저 자신이 (이번 논쟁을 촉발한) 풍림화산님의 독서클럽 멤버이기 때문이고
셋째, 블로그코리아 운영자로서 '블로거들간의 논쟁'에 나설 수 없었기 때문이며
넷째, 풍림화산님, 혜민아빠님, 그리고 문화관광부의 노운님까지 모두 공적, 사적으로 만나 뵈었던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글로 표현할 때와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할 때의 갭을, 글만으로 메울 자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번 논쟁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에 대한 이해는
정리의 달인 민노씨의 어김없는 요점정리 http://minoci.net/435 로 대신하며 민노씨가 지적하고 있는 몇 가지 포인트들에 대해서도 95%정도 동의합니다.

대신 이번 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날라온 돌을 맞고 있는, 다소 억울하다고 느끼고 있을지도 모르는 문화관광부와 관련된 이야기만 제 의견을 밝힙니다.

문광부 뉴미디어산업팀 블로그의 노운(필명)님은 저도 문광부 회의실에서나 올블어워드 행사장에서 몇 차례 만나뵈었습니다. 몇 몇 분들이 이런 저런 블로그의 댓글에서 남겨 주시고 있는 것과 같이 노운님은 일반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공무원 스타일은 아닙니다. 매우 열정적으로 자신이 맡은 일에 성의를 다하고 발로 뛰는 행정을 몸소 보여주시는 분으로 느껴졌습니다. 자기 책상에서 한 걸음도 걸어나오지 않고 모든 회의를 다 불러서 진행하는 공무원 나리들만 평생 봐 온 저로서는 노운님같은 스타일은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아마도 독립영화지원업무같은 발로 뛰지 않을 수 없는 업무를 주로 맡아왔던 경력이 그런 스타일을 만들게 된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그래서 이번 블로그축제에 대한 문광부의 후원도 그런 맥락과 열정에 따른 산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문광부에서는 후원의 기준을 문서(법, 령)화하고 있지는 않겠지만 '블로그 문화 육성'이라는 취지 하에 블로그축제를 후원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공무원은 인품으로 평가받기 이전에 행정행위로 평가받아야 하는 자리입니다. 이는 문화관광부 직원분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며 우리가 걱정해 줄 부분이 아닙니다.

따라서 민노씨의 지적처럼 '후원의 기준'이 무엇이냐? 왜 후원했느냐?는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문광부가 해명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우려스러운 것은 이러한 문광부에 대한 문제제기가 엉뚱한 결과를 낳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그렇다면 이 참에 기준을 세우겠습니다'라고 하면서
블로그법 제2조 제3항 '블로그 모임'이라 함은 5인 이상의 블로거가 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회합하며 그 모임을 칭하는 공식적인 명칭이 있어야 한다.

블로그법 제2조 제4항 '블로그 모임'은 30평방미터 이상의, 구역을 명확히 할 수 있는 공간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모임에서 관련 법령을 위반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블로그법 제6조 제1항 '블로그 모임'이 관계법령에 저촉되지 않고 대한민국 문화산업의 진흥에 기여한다고 판단될 때에는 정부는 1회당 100만원, 연간 1000만원이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예산을 지원할 수 있다. 세부 규정은 시행령에서 정한다.
라는 식의 법률을 제정하게 된다면, 이 또한 한 편의 코미디가 되지 않겠습니까?

이것 외에도 (그럴 것이라 생각하지 않지만) 공무원의 특성상 "해서 문제가 되는 것 보다 안해서 문제가 되는 편이 낫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앞으로는 모든 블로그 관련 후원은 끊겠다거나(우리는 아직 후원 한 번도 못받았다구요ㅜㅜ),  (상부의 지시로) 문광부 뉴미디어산업팀 블로그를 없애버린다거나 하는 역풍이 불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무튼 제 글이 블로그 축제와 관련한 블로고스피어 내의 마지막 글이 되기를 바랍니다.(아...후기는 계속 올라오겠군요^^;;)

오늘 저녁 블로그 축제에 블로그코리아에서는 에너자이저진미님, 스미레님, 어설프군님이 참석한다고 합니다.(출근복장이 벌써 홍대분위기입니다 ㅎㅎ)

 참석하시는 분들은 모두 즐거운 시간 가지시길 바랍니다..
Trackbacks 4 : Comments 9
  1. Favicon of http://minoci.net 민노씨 2008.02.29 14:57 Modify/Delete Reply

    필로스님 글을 읽으면서 '나머지 5%'가 뭘까를 생각해봤습니다. : )
    글을 다 읽으니 5%의 아쉬움(?)이 무엇이었을지 알 것도 같네요.

    1. 문광부 뉴미디어팀에서 마련(될) 후원 기준은 말씀하신 것처럼 박통, 혹은 전통시대를 떠올릴만한 '획일적'이고, '억압적'인 것이 되어서는 안되겠죠. 다만 널리 인정할 만한 상식적인 '가이드라인'은 존재하는 것이 낫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그저 무용지물인 형식적인 것이 되어서도 안되겠지만요.

    2. 활동의 실질과 성과가 있는 모임 혹은 그런 블로거들의 활동에만 관심어야 한다는 뉘앙스가 제 글을 다시 읽어보니 있는 것 같습니다. 필로스님 글을 읽으니, 누구나 상식적으로 "어, 이거 괜찮겠는걸" 할 수 있는 구체적 기획이 존재한다면, 준비단계에서도 문광부 미디어팀에서 조력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

    정말 중요한 지적을 해주신 것 같습니다.
    제 글에 링크 인용할게요. (이미 끝물이지만요. : )

  2. Favicon of http://textnbook.cafe24.com/ 헤밍웨이 2008.02.29 15:15 Modify/Delete Reply

    오늘 이후의 블로그 축제에 대한 포스트가 정말 기대가 됩니다. 쩝

  3. Favicon of http://rens.tistory.com 이스트라 2008.02.29 16:52 신고 Modify/Delete Reply

    ㅋ.. 행정부의 수많은 업무 중에는 눈에 잡히기 힘든 업무들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어떠한 사회적 현상을 긍정적으로 대중화 또는 안착시키기 위한 지원업무도.. 분명히 공적 영역에서 필요한 부분이고 그것이 궁극적으로 최소한의 법령화로 규정되는 건 필요할지 모르지만..지금 상황에서는 역효과가 날 가능성이 더 높게 느껴지네요.

    저는.. 까탈스러움이... 발전에는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이번 사태를 보면서 많이 했습니다.. 머..제가 그만큼 때를 많이 탔을 수도 있겠죠^^;

  4. Favicon of http://inthenet.tistory.com SuJae 2008.02.29 17:40 Modify/Delete Reply

    저는 거창한 행사보다 소소하게 식사 나누면서 심도 깊은 대화 나누는 모임이 더 좋더라구요~
    그때가 그리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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