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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03 네이버 뉴스검색 블루스 (3)

네이버 뉴스검색 블루스

각종 미디어 2011.07.03 14:32

#1
처음 들어보는 제호의 신문사 영업국장이 찾아왔다. 
매체소개서 첫 페이지에 '네이버, 다음 제휴 언론사'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네이버와 무슨 제휴를 하셨쎄요?"
"아 네 뉴스검색 제휴요.. 블라블라.."
(속으로) 푸핫, 검색페이지에 노출되는 걸 '제휴'라고 뻥을 치냐..
...
알고 보니, 네이버가 그걸 '제휴'라고 부르더라...
더 알고 보니, 네이버는 '제휴'하지 않으면 검색하지 않더라...

#2
"그런 광고라도 좀 실어봤으면 좋겠어"
지난 연말, 술자리에서 만난 한 선배는 "선배네 사이트는 지저분한 광고가 없어서 좋아요"라는 나의 어설픈 농담에 정색한 얼굴로 한숨까지 쉬면서 말했다. 

신문기자 생활 25년. 나이 50이 넘어 신문사에서 밀려나, 할 줄 아는 것은 신문만드는 것 밖에 없는 사람이 신문을 창간하는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더구나 서버부터 CMS까지 인터넷신문을 만들 기 위한 모든 것이 저렴한 호스팅 서비스로 제공되는 요즘시대에 인터넷신문 창간은 치킨집 개업보다 쉬운 일이다. 물론 신문 창간을 단지 하기 쉽다는 이유만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꿈이 있고, 쓰고 싶은 글이 있고, 만들어 보고 싶은 저널리즘의 가치가 있을 테다.

하지만 신문 만드는 것은 쉬워도, 독자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이 선배도 사이트가 어느 정도 구색을 갖추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일주일에 한 번씩 네이버를 찾아가는 게 일이 됐다. 처음에는 뉴스캐스트에 실어보겠다는 '원대한' 꿈을 갖고 들락거렸지만 이내 '넘사벽'을 깨닫기 시작했다. 먼저 시작한 선배들이 몇 년 째 시도하다가 포기한 사연들을 접하면서, '네이버에서 검색되기'라는 현실적인 목표로 수정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신청하면 바로 될 줄 알았던 '검색'도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도 감감무소식이었다. 기자생활하면서 쌓아놓았다고 믿었던 온갖 인맥을 다 동원해도 담당부서에서는 '기다리라'는 메일이 전부였다.

"그 지저분한 광고라도 네이버에서 검색이라도 되면 기자 몇 명 인건비는 충당할 수 있다던데..."
트위터니, 모바일웹이니 한참 아는 척 떠들었지만, 선배와 헤어지고 돌아와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내 브라우저의 즐겨찾기 목록에 그 사이트를 추가하는 것 외에는 없었다.

#3
민중의 소리라는 사이트가 네이버 뉴스검색에서 퇴출됐다는 소식으로 시끄러운 모양이다. 한 때 뉴스캐스트에서도 본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검색에서도 짤렸다면 아마 그 회사 사무실 휴지통이 여러개 뒤집어졌을 것 같다.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모르는 상태에서 누가 잘했고 누가 잘못했고를 거론할 생각은 없다. 네이버의 제휴중단으로 '광고수입이 5분의1로 줄어들게 됐다'(정말?)는 민중의 소리 [알림]을 보면 안타깝고, 뉴스 어뷰징 문제로 제휴를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는 네이버의 공지를 보면 네이버 뉴스담당자의 고충이 느껴진다. 이 문제를 다룬 오마이뉴스의 엉거주춤한 기사와 기사를 읽는 동안 계속 따라내려오는 코피지 광고도 묘한 느낌을 준다.

어느 누구도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 못하는 대한민국 언론시장의 총체적 현실이 하나의 사건에서 모두 드러난다.  

#4
열흘전, 네이버는 뉴스검색 제휴정책을 변경한다는 공지를 올렸다. 하지만 공지를 아무리 읽어봐도 뭐가 어떻게 바뀐다는 건지, 도대체 이런 공지를 지금 시점에서 왜 하는지, 그래서 (신문사에게나, 독자들에게나) 뭐가 좋아진다는 건지 구체적인 내용은 하나도 없다. 그동안은 접수순으로만 처리했는데, 앞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게 전부다.(접수순으로 처리해 왔다는 말도 믿을 수 없다)

도대체 네이버 뉴스팀은 어떻게 일을 하길래 700여개(으악!) 매체를 아직도 대기줄에 세워놓고 있는 걸까? 도대체 무엇때문에 한 번 떨어지면 2년(!) 뒤에나 재평가한다는 일을 공지하면서 구체적인 평가기준은 한 줄도 못쓰는 걸까?

네이버는 왜 이런 형식의 검색제휴를 고집해 사서 고생하는 걸까? 정말로 검색(하고 정리하고, 필터링하고, 정렬하는) 기술이 떨어져 수작업에 의존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일까? 아니면 기계를 믿지 못하는, 사람이 직접 확인하고 정돈해야만 컨텐츠가 된다는 확고한 경영철학 때문일까? 아니면 신생언론사는 모두 사이비라는 이상한 선입견을 갖고 있는 걸까? 그것도 아니면 뉴스캐스트와 뉴스검색이라는 도구를 통해 대한민국 언론을 모두 장악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걸까?

지금까지의 방식으로 누구도 범접하기 어려운 대한민국 인터넷 그 자체가 된 네이버.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방식이 가장 옳다는 믿음이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90년대 말 야후코리아가 그랬듯이 그 믿음이 정점에 도달했을 때 내리막은 시작된다. 네이버는 지금이라도 내부에서부터 개선할 여지가 없는지부터 돌아봐야 할 것이다.

P.S. 개인적으로 실시간 인기검색어, 핫토픽 키워드 같은 것부터 좀 없앴으면 좋겠다. 어뷰징하라고 판을 만들어놓고 왜 어뷰징 때문에 개고생이냐. 하지만 어렵겠지?


 
Trackbacks 2 : Comments 3
  1. Favicon of http://inthenet.tistory.com SuJae 2011.07.04 00:13 Modify/Delete Reply

    오랫만에 다녀갑니다 :) 미국 신문들도 이슈 키워드와 구글 검색을 이용한 기사 낚시가 성행하고 있답니다. 네이버처럼 이슈키워드가 실시간으로 표시되지 않는다뿐이지 '감'이있는 신문사라면 어느정도는 추측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특히 미국에서는 온라인 광고 시장의 규모가 상당히 크고, '페이지뷰' 당 과금이 되는 광고도 있기 때문에 낚시로 인한 수입이 상당히 짭짭하다고 합니다. 아, 저는 요즘 LA에 서식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 뉴욕에서 이쪽으로 넘어왔음쬬.

    • Favicon of https://philomedia.tistory.com PhiloMedia 2011.07.04 00:58 신고 Modify/Delete

      http://gatorlog.com/?p=1783
      오죽하면 알고리즘 저널리즘이라는 말까지 있겠어요? 그래도 미국에서는 어뷰징할 건지 안할건지 심사하느라 2년 넘게 기다리라고 하는 일은 없잖아요^^
      수재님, 이제는 일 년에 한 번 댓글로 인사하는 사이가 됐네요. 건강하세요..

  2. Favicon of http://endy.pe.kr 엔디 2011.07.04 10:48 Modify/Delete Reply

    적자가 심각해도 '정도에서 벗어나는'(?) 광고 따위는 싣지 않는 뉴욕타임스의 자부심 같은 게 한국 언론에는 없는 듯합니다. (臥中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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