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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의 출세 이데올로기에 관한 글을 보고..

일상 잡담 2009.01.30 19:03
블로그코리아의 블업베스트 1위에 올라있는 나무도둑님의 글 지역사회의 출세 이데올로기에 관하여를 보다가 문득 든 단상이다.

나는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서울 기준으로 지방촌놈인 내가 서울에 올라온, 아니 경상도를 벗어나 본 것은 대학입학원서를 내러 서울대로 간 것이 처음이었다.

내가 대학을 지원할 당시 아버님은 내가 경북대 법대를 갈 것을 요구하셨고, 나는 죽어도 서울대를 가겠다고 싸웠다.

아버님의 희망은 '법대를 졸업하여 사법고시를 패스해서 공무원이 되는 것'이었고, 나는 '철학'이냐 '법학'이냐는 문제보다는 무조건 일단 서울로 가겠다고 고집했었다.

물론 내가 서울법대를 갈 수 있는 학력고사 점수를 받았다면 얘기는 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서울법대를 갈 수 있는 점수는 얻지 못하자, 나는 '서울'을 아버님은 '법대'를 고집한 것이다.

여기서, 나와 아버님 중에서 누가 더 출세지향적이었던 것일까.

어쨌든 25년이 지난 지금 내 삶을 돌이켜보면 내 인생을 결정지은 것은 '학과'가 아니라 '서울'이었던 것 같다. 내가 만약 서울법대를 갔다고 하더라도 아마 지금처럼 살고 있을 확률이 99%라고 확신한다.

아버님의 뜻을 따랐더라면?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아버님의 더 출세지향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P.S. 상관없는 얘기지만, 나무도둑님의 블로그 프로필에는 '지름길만 찾아다니는 인생, 지름길 위에서 죽을 것이다'라는 경구가 적혀 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君子不徑路(군자불경로)라고 했다. 君子大路行이라고 흔히 바꾸어서 이야기하는 말이다. 군자는 지름길로 다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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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nirvanana.com 너바나나 2009.01.30 21:22 Modify/Delete Reply

    나무도둑님의 글과 필로스님의 글을 읽으니 뭔가 생각하게 맹글구만요.
    철학얘기 많이 올려주세유!!

    • 필로스 2009.01.31 16:35 Modify/Delete

      철학에 대해서는 쥐뿔도 몰라여~

  2. Favicon of http://blog.daum.net/tjryu 미리내 2009.02.05 14:18 Modify/Delete Reply

    저도 철학과 갈 뻔했죠...좌충우돌하다가 어정쩡한 인생이 되었습니다.

    • 필로스 2009.02.06 16:12 Modify/Delete

      미리내님 그러셨군요^^ 어정쩡한 인생이라는 것은 겸손한 말씀이신 것 같구요. 언제나 깊이있는 글들 잘 보고 있습니다. 언제 한 번 꼭 만나뵙고 싶습니다.

  3. Favicon of http://futureshaper.tistory.com 쉐아르 2009.02.07 03:49 Modify/Delete Reply

    왠지 부럽습니다. 저처럼 공대출신이지만 제 적성이 문과에 가깝다는 것을 늦게나 깨달은 사람으로서는 인문공부의 꽃 ^^ 이라 할 수 있는 철학을 공부하셨다니 많이 부럽습니다. 뒤늦게 관심이 온통 인문 쪽으로 가있는데 아는 것도 없고, 시간도 없으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ㅡ.ㅡ

    음 출세지향이라기보다 마음의 원함대로 하신 것이 아니었을까 싶은데요. 굳이 그게 출세지향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뒤늦게 필로스님 블로그에 인사드리면서 이것저것 많이 적고 가네요 ^^

    • 필로스 2009.02.09 22:33 Modify/Delete

      쉐아르님 안녕하세요...
      '꾸준한 서평 블로그'라는 이미지만 갖고 있었는데 오늘 프로필을 봤더니 '유능한 테크노라티'의 이미지가 떠오르네요..
      저처럼 학교만 철학과 나오고 책하고는 거리가 먼 사람보다는 쉐아르님처럼 전공이 무엇이든 늘 책을 가까이하는 분들이 더욱 인문학에 깊이가 있지 않을까요?
      저는 사실 철학 전공했다는 게 부끄러울 때가 많아요^^
      방문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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