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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온서적 떡밥을 보며 떠오른 추억 하나

일상 잡담 2008.08.01 16:14
이 정권은 정말 옛날 생각을 자주 떠올리게 한다.
불온서적이라니...용어 자체도 참 오랜만에 들어본다.
80년대, 학창시절 내가 읽었던 책의 90%는 아마도 '불온서적'이었으리라..

그 날도 여느때와 다름없는 평범한 하교길이었다.
버스에서 내려 하숙집으로 올라가는 골목 입구에서 마주친 짭새(사복경찰).

가방을 열어 보잔다. 한 두번 겪는 일도 아니고 순순히 가방을 통째로 던져주었다.
내 가방에서 그가 꺼낸 책은 도서출판 까치에서 펴낸 '프랑스혁명에서 파리꼼뮨까지'.
금서도 아니고, 서점에서 당당하게 파는 책이다.
내 얼굴을 다시 한 번 아래위로 훑어보던 짭새. 가잔다.

혁명이란 말이 거슬렸는가?
끌려간 곳은 사당경찰서(현재의 방배서). 왜 가까운 관악서를 두고 멀리까지 데려갔는지는 이해불가.

담당형사와 1대1 신경전이 시작된다.
고향이 어디냐? 어휴..멀리와서 고생많네.. 근데, 이런 책은 왜 읽어? 숙제입니다. 리포트.
한동안 책을 뒤적거리던 그가 내 눈앞에 한 페이지를 펼친다.
총으로 흥한 자는 총으로 망하고, 칼로 흥한 자는 칼로 망한다.
여기 밑줄 왜 그었어?

더이상 대답할 것이 없다. 묵비권.

80년대 학창시절을 떠올리면 내겐 그야말로 암흑기다. 온통 생각나는 장면은 밤. 캄캄한 곳. 어두움. 불 없는 자취방.

설마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지는 않겠지?

그나저나 알라딘의 순발력+결단력을 칭찬한다.
아마 예스24나 인터파크나 교보문고나 담당자 선에서는 뉴스를 보자마자 저 생각을 했을 것이다.
문제는 이를 보고 받은 책임자가 이를 허하느냐의 문제.
->알라딘 불온서적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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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s 1 : Comments 3
  1. Favicon of http://hisamchang.tistory.com 삶이보이는창 2008.08.01 16:56 신고 Modify/Delete Reply

    아무래도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20년이나 30년 전쯤을 그리워하는 것 같아요.
    가끔 제가 지금 80년대를 다시 살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니까요!
    정말 얼마후에 필로스 님이 겪은 일이 우리에게 벌어진다해도 이젠 놀라지 않을 것 같아요!

  2. Favicon of http://funlog.kr 메아리 2008.08.18 10:07 신고 Modify/Delete Reply

    알라딘의 센스가 돋보였던 사건이었습니다.^^
    읽지 말라고 하면 더 읽고 싶은거, 왜 그걸 모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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