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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고조되는 유럽 축구리그의 머니게임

축구 이야기 2008.09.02 10:00
전세계 축구팬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킨 유럽축구 이적시장 데드라인(한국시각 2일 오전 8시)이 지났다.
맨유의 호날두를 둘러싼 온갖 루머들로 시작한 올 여름 이적시장은 데드라인 직전에 레알마드리드의 호비뉴가 맨체스터시티로 이적하는 깜짝쇼를 보여주며 막을 내렸다.

무엇보다 이적시장 마감을 단 하루 남겨두고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중동 석유자본의 맨체스터시티 구단 인수와, 구단을 인수한 지 하루만에 영국축구사상 최고이적료 기록을 경신(4천만 유로, 약655억원)하면서 레알마드리드의 호비뉴 영입을 성사시킨 머니파워로 인해 영국 축구계는 혼란과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BBC나 스카이스포츠의 유명 축구칼럼니스트들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머니게임의 기습에 어리둥절해하며 아직 입장정리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 올라오는 칼럼들을 계속 보고 있지만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기보다는 이같은 상황을 어떻게 보아야 할지 팬들에게 되묻고 있는 양상이다.

사상최대의 머니게임 앞에서 맨체스터 시티 팬들 조차도 갈피를 못잡고 있다. 뉴스댓글에서 보여지는 맨시티 팬들의 반응은 대체로 '축구가 머니게임으로 변질되는 것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투자 없이는 빅4에 도전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첼시나 맨유의 돈자랑에 언제까지 눌려있어야 하는가. 우리도 챔스도 나가고, 맨유도 눌러보자. 맨시티 화이팅' 같은 반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건 미친 짓이다. 축구를 노름판으로 변질시키는 머니게임을 당장 중지시킬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 또한 적지 않게 눈에 띄고 있다.

맨시티 팬들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응원하는 구단이 머니게임의 표상으로 비쳐지는 것이 못마땅할 것이다. 불과 하루전까지만 해도 유럽축구계의 가장 큰 손은 첼시의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였고, 머니게임으로 인한 비난대상은 모두 첼시의 몫이었다.

하지만 불과 하루만에 첼시가 레알마드리드의 호비뉴를 코앞에서, EPL의 중위권 팀인 맨체스터시티에, 그것도 돈때문에 빼앗길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하루 전까지만 해도 첼시로 보내달라며 계속 징징거리던 호비뉴는 레알마드리드가 달라는 대로 돈을 다 줘버린 맨체스터시티와 뒤돌아보지도 않고 사인을 해버렸다.

첼시와 로만 아브라모비치로 상징되던 유럽 축구시장의 머니게임은 이제 그보다 10배는 더 많은 돈을 갖고 있다는 중동 석유재벌의 개입으로 인해 또다른 차원의 투기장으로 변할 게 분명하다. 이번 여름이적시장에서는 그들에게 단 하루의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았으나 다가울 겨울이적시장에서는 이제껏 보지 못했던 충격과 공포의 판돈이 쌓이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맨체스터 시티 구단을 인수한 '아부다비투자개발그룹'의 대변인은 한 인터뷰에서 '진짜 부를 보여줄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정말 그렇게 말한 것인지 원문을 확인하고자 뉴스 사이트를 뒤졌으나 찾지는 못했다.

러시아 석유재벌인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얼마 되지도 않는(?) 돈을 가지고 축구판 흥행을 좌지우지하는 모습이 그들에게는 가소롭게 보였던 것일까.

그들이 단지 이전과는 다른 차원의 '투자'를 하고 맨체스터 시티를 세계 최고의 구단으로 키우겠다고 공언하는 것이 마냥 순수하게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은 그들이 단행한 첫번째 '투자'가 첼시로의 이적이 당연시되던 호비뉴를 전격적으로 낚아챈 것은 물론, 또다른 경쟁상대인 맨유의 베르바토프 딜에도 고춧가루를 뿌리려고 시도했다는 점이다.

호비뉴가 올 것을 당연시하고 있던 첼시는 포지션 중복자원인 션라이트필립스(SWP)를 순진하게도 이미 맨체스터시티에 내 주었었고 결국 첼시는 호비뉴와 션라이트필립스 둘 다 맨체스터시티에 빼앗긴 꼴이 되고 말았다. 그것도 이적시장 마감시간 직전에 이루어짐으로써 다른 대책을 손 쓸 틈도 없도록....

베르바토프의 마음을 잡음으로써 토튼햄 구단과의 협상은 적절한 가격에 타결될 것이라고 확신했던 맨유 또한 맨시티가 전격적으로 개입함으로써 토튼햄이 달라는 대로 돈도 다 주고, 유망주 스트라이커인 프레이저 캠벨까지 얹어 줄 수밖에 없는 형편으로 내몰렸다.

이 모든 일이 단 하루만에 벌어진 일이다.

돈자랑 일인자의 자리도 뺏기고,선수도 뺏긴 첼시 구단주 로만은 상처입은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어떤 카드를 보여줄지 궁금하다. 그의 마약에 취한 듯한 몽롱한 눈빛을 보면 KGB를 동원해서라도 자존심을 회복하려 할 것처럼 보인다.
돈이 최고인 세상. 몇 백억원의 돈을 눈깜짝하지 않고 써버리는 지구촌 최대의 도박판이 돼버린 유럽축구리그.

이제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머니게임의 진검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P.S.
맨체스터 시티라는 구단의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지난 해에 태국의 망명객 탁신이 구단을 인수할 때부터 내게는 희대의 코미디구단으로 비쳐졌었다. 부패혐의로 자기 나라에서 도망쳐 나온 놈이 영국으로 망명하여 고작 한다는 일이 프로축구단을 인수하는일이었다는 게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매 주말마다 맨체스터 시티 구장의 관중석에서 손뼉치고 좋아하고 있는 전총리의 모습을TV중계로 보게되는 태국 국민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맨체스터 시티 구단은 이미 이 때부터 축구의 영혼을 팔아버린 구단의 대명사가 되었다. 이제 권력형 머니에서 오일머니로 머니의 색깔만 바뀌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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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sophiako.tistory.com 초하(初夏) 2008.09.25 15:00 신고 Modify/Delete Reply

    자본주의의 무게에 놀랄 때가 많습니다. 상상조차 가랑이 찢어질 만큼이요..^^

    정말 오랜만에 다녀가나 봅니다.
    바쁘실텐데, 관심 갖고 소통해주셔서 더 감사하고, 늘 힘이 되고 있답니다.
    주말을 향해 달려가는 시간, 행복한 오후되시길 바랍니다~~

    • Favicon of https://philomedia.tistory.com PhiloMedia 2008.09.25 15:35 신고 Modify/Delete

      초하님 왔다가셨군요..
      블로그를 거의 내팽겨쳐두고 있어서 제 블로그에도 일주일에 한 번 들릴동말동 하고 있습니다^^
      좋은 그림과 글들은 늘 잘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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